본문 바로가기

Nepal - Trekking/'24 GHT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5 룹가드 - 돌마 티하우스

728x90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5
 
2024.7.23.
룹가드 - 술리가드 체크 포스트(Shuligad check post)- kagani sangta - 쳅카(cheepka) - 돌마 티하우스
 
 


 
 
4시에 눈이 떠졌다. 5시가 되니 빠상이 모닝티를 가져다주며 깨워준다. 원숙 언니는 새벽부터 일어나서 짐 다 싸시고 내 짐 싸는 걸 도와주셨다. 카고백에 짐을 넣을 때는 가장자리에 큼지막한 것부터 넣고 쑤셔 쳐 넣어야 하는구나 ㅎㅎ 이제 매일같이 아침 저녁으로 해야 할 일이다 ^^

아침 식사하며 직메에게 국립공원 반달이 두 마리를 선물로 줬다. 사실 이건 좀 웃긴 일이었는데 네팔에 오기 전에 뜬금 없이 직메한테서 톡이 왔다. 직메는 지난 4월 트레킹이 끝날 무렵 내 핸드폰에서 사진을 체크해서 가지고 싶은 사진을 받아갔다. 그 때 반달이 사진도 한 장 가져갔는데 반달이 사진을 나한테 보내며 말을 걸었다. 
 


 

이렇게 톡을 보냈는데 눈치상 인형 하나를 달라는 것 같았다. 네팔어를 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인형 선물해달라는 게 맞다고 ㅋㅋㅋ 뜬금없이 톡 보내서 인형 달라고 하는 게 웃기긴 했지만 한국에서 갈 때 언니들과 함께 선물로 사 갔다. 직매 것과 소남 것 하나씩 :)

계곡길. 베리 나디(Bheri nadi)를 따라 올라갔다. 지금은 우기라 물이 흙탕물이지만 가을에는 물빛이 옥색이라 한다. 얼마나 예쁠까!

지천에 깔린 게 부추라 린지랑 언니가 우리의 식량을 위해 열심히 뜯으셨다! 여름에 트레킹을 하니 히말라야 산나물을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린다. 

이 정도 낙석은 늘상 있는 일.

어느만큼 오르다 커피 마시며 쉬었다 살짝 간식도 먹고 그리고 나서 또 한참 올랐다. 오기 전에 운동도 충분히 못했고, 산도 장마가 시작되면서 못 타서 체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아직 몸이 안 풀려서인지 힘에 부친다.. 가방도 무겁고 무게 균형이 안 맞아서 몸에 딱 붙지가 앉는다.

무엇보다 절반 가량 떨어져 나가고 있는 엄지 발톱이 너무나 신경쓰였다. 발톱이 떨어져 나가는 것도 문제지만 감염이 더 걱정됐다. 발톱 때문에 발목 잡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미선 언니가 쉬었다 가자고 하셔서 간식 먹으며 쉬는 사이 직메가 레몬티를 가지고 왔다. 바로 옆이 점심 식사 하는 곳인가보다!

스탭들은 이곳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우리가 식사할 자리를 마련해줬다. 해가 너무 세서 미선 언니가 가져오신 타프를 쳤는데 이렇게 유용할 수가! 이후로도 언니 타프는 우리가 쉴 때 햇볕과 비를 가려줬다 ^^

식사하는 사이 빨래가 바짝 마른다.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마부와 당나귀들도 점심 식사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우리와 여정을 함께 하는 당나귀들은 아니지, 노새들은 7마리다. 당나귀들한테도 고맙고, 무거운 짐 들고 가는 스탭들한테도 고맙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스탭들 덕에 트레킹할 수 있으니 고맙기 그지 없다. 

점심 식사 이후로는 계속 오르막이었다. 배는 부르고 몸은 무겁고 힘들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몸이 축축 쳐졌다.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무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도착해서도 땀에 쩔은 옷을 또 입을 생각하니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미선 언니는 많이 힘드신 것 같았다. 

가다가 꽃 피어있는 + 흰 허스키가 있는 롯지(sangta)에서 환타 한 잔 마시고 왼편으로 있는 다리를 건너 갔다. 여기에서부터는 평지라는 희숙 언니의 말이 반갑다. 

2시쯤 린지에게 물어봤을 때 두 시간 정도 남았다고 했다. 4시쯤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한 시간 반 정도 남았을 때부터 지쳐갔다.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쉬었다 가고 싶어졌을 무렵 시계를 보니 3시 반이었다.

앞서 가던 희숙 언니가 손짓한다. 다리 건너 노란 텐츠가 쳐 있었다. 꺄! 신난다!! 텐트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도착하니 너무 반갑고 좋다 ㅠ

물이 흐르는 계곡가에 있는 캠핑 사이트는 습하다. 물기가 한가득인 느낌. 카고를 텐트 안에 넣고 짐을 끄집어냈다. 사소한 것 하나 꺼내려면 온갖 짐을 다 끄집어내야 한다. 
 
웰컴티 보리차를 마시고 짐 때문에 망연자실하다 물티슈로 간단히 샤워?를 했다. 여기에서는 언제일지 모를, 씻을 수 있는 곳을 만날 때까지 이렇게 타월로 씻어야 한다. 

식사하러 들어간 티 하우스는 영화 세트장같았다. 정리된 집기를 보니 집주인의 깔끔한 성격이 드러난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웃는 주인분 인상도 참 좋다. 저녁 상에는 오늘 산행 중에 딴 부추전이 반찬으로 나왔다. 점심 때 먹은 부추 부침도 맛있었는데 신선한 현지 조달 음식^^ 
 
비 내리는 소리 들으며 일기 쓰니 황홀하게 좋았다. 이 때만 해도 하루 이틀 빼놓고 매일같이 텐트에서 빗소리 듣게 될 줄은 몰랐지 ㅎㅎ

자연 친화적으로 만든 화장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