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4 자르자르콧 - 룹가드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7.22.
자르자르콧 - 룹가드
숙소는 중국 딴바가 기억날만큼 화장실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들어왔을 때는 몰랐는데 문 닫고 에어컨 켜니까 냄새 때문에 숨을 못 쉬겠다. 모기 때문에 창문도 못 열겠고 ^^

4시에 일어나서 짐 정리하고 5시에 내려가서 5시 20분쯤 출발. 또 새로운 곳으로 떠나니까 신나고 좋다.

맹렬히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물(강) 건너기 전. 원래는 차를 갈아타기로 한 곳이다. 그런데 차를 바꿔타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차와 비스킷, 과일, 삶은 계란을 먹으려 불도저?가 와서 차를 건너게 해 주기를 기다렸다.




한참 기다리는데 동네 아이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이들이 암벽? 돌 타고 올라가서 풀을 뜯어다 준다.

이렇게 생긴 풀인데 빨간 부분을 먹으면 시큼하니 맛있다. 아이들이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한 다발씩 따다 줬다.


결국 우리가 타고 온 차는 갈 수 없었다. 경찰도 왔다 가고 현지 허락을 받네 마네 했지만 결국 기다리느라 시간만 까먹은 셈이다.

동네 아이들이 용돈벌이로 짐 날라주고 우리는 걸어서 다리를 건너갔다.




차도 바꿔 타고 기사도 바뀌고 길을 떠나는데 차가 또 고장났다.


차가 고쳐지길 기다리며 과일도 먹고 다리 밑에 앉아 기다렸다. 이번 트레킹은 시작부터 기다림의 연속이다.


다음에 나온 마을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작은 식당에 들어가 린지가 주문해주는대로 달밧을 먹었다. 달밧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달밧이 진짜 맛있다. 네팔 사람 다 된 것인가! : D


다시 차를 바꿔 탔다. 세번째 차와 드라이버다. 이제 5시간 정도를 갈 거라 하는데 나는 오전부터 너무 졸려서 점심 먹은 이후로는 잠이 쏟아졌다.




드라이버가 식사를 해야 해서 지나는 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드라이버가 식사하는 동안 앉아서 기다릴만한 곳이 없어서 차 한 잔씩 주문하고 들어가서 차 마시며 기다렸다.



또 다시 출발!
희숙 언니가 풍경 구경하라고 자리 바꿔주셔서 창밖 구경을 했다. 높다랗고 거대한 산이 우뚝우뚝 솟아있고 그 사이로 강물이 콸콸 흘러 내린다. 역시 큰 산이 눈 앞에 있으니 기분이 좋다.

졸음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 또 차에서 내리라고 한다. 물을 건너야 하는데 트럭이 고장나면서 막아버리는 바람에 건널 수가 없다고. 걸어서 물을 건넌 뒤 다시 차를 타야 한다고 한다. 어쩜 이리 다사다난할 수가! 주팔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고나!

희숙 언니랑 같이 카코백 들고 옮기는데 너~무 무겁고 힘들다. 게다가 신고 온 신발(슬리퍼)을 큰 걸 사서 걷는 것도 불편하고..

껄렁껄렁해보이는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정말 잠깐 간 뒤 그 다음에 내려서 또 다른 차를 탔다. 이제 한 시간 정도만 가면 된다고 한다.


나는 내일이나 도착할 줄 알았는데 먼저 출발한 스텝들과 오늘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원래 계획대로 비행기를 탔으면 주팔 공항까지 가는 건데 공항에 갈 필요가 없으니 그 앞의 동네까지 가서 합류하기로 했다.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그래도 오늘 도착해서 짐도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차에서 내리니 지난 4월 코프라단다 트레킹 때 봤던 직메가 와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릉 한다. 직메는 예전 봤을 때보다 살이 좀 빠진 것 같다. 4월 트레킹 때 본 멤버들인 직메, 소남, 빠상 모두 반갑다.

드디어 맡겨놓은 짐을 받았다. 짐 정리할 생각하니 골치가 아프지만 ^^;


텐트는 4-5인용이라 크기가 커서 안에 짐 다 넣고도 굴러다닐 수 있다.
짐 정리는 아.. 혼돈 그 자체다.. 뭐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기억할 수 있을까? ^^; 짐도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많고.. 이제 매일같이 짐 싸고 푸는 게 일이겠다.

헤드 랜턴 배터리가 방전돼서 새 배터리를 넣었는데 이럴 수가! 처음 쓰는 랜턴이라 AAA 세 개 들어가는 줄 모르고 여분을 두 개만 챙겨온 것이다.
희미한 랜턴빛을 보며 이걸로 한 달을 버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일기도 쓰고 캄캄할 때 할 일이 많을텐데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밖에 나가 다급하게 SOS를 쳤다!
내 바로 옆 텐트가 미선 언니 텐트였는데 언니께 여쭤보니 여분이 있다 하셨다. 언니 덕에 광명 찾았다 ㅠㅜ (언니들이 경험 많으신 걸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알 수 있었다. 언니들은 같은 무게로 여분 옷, 모자, 물품을 어떻게 그리 알뜰히 챙겨오셨을까? 짐 싸는 내공부터 배워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