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0 나홀로 제주 여행
8시에 알람 때문에 일어났다. 한라산은 내일 갈 거라 오늘은 최대한 게으름을 떨 계획이었다. 느리적느리적 나갈 준비를 하니 10시 반.
이번에는 한라산 외에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먹고 싶은 것도 없었다. 시내와 해안 도로 외 고도가 높아지는 도로는 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가장 좋아하는 절물과 비자림을 못 간다는 사실을 어제 스쿠터 대여할 때야 알았다. 한라산 탐방로 시작점까지도 스쿠터로 가려 했었는데 높은 cc의 바이크면 모를까 스쿠터는 안된다.
바다보다 산을 훨씬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스쿠터 여행 메리트가 훅 떨어져버렸는데, 늘 그렇듯 아무 것도 정하지 않고 발길 닿는대로 나가보기로 했다. 동으로 갈까 서로 갈까하다 동쪽 바다로 향했다. 파란 색을 보러.
지난 밤에 잘 되지 않았던 스쿠터 정차시키는 것 한 번 해 보고 가려는데 아무리 낑낑대며 힘을 써도 도저히 안 움직인다. 옆에서 통화하시던 남자분도 도와주시며, 이거 너무 무거워서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신다;;
어쨌든 출발해서 가다가 7,000원으로 주유 만땅하고!. (내일은 등산할 거라 거의 안 쓸테긴 하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뒷 차들 짜증나게 하면서 갔다. 그런데 주유하고 나니 조금 더 속도가 난다. 연료 25% 남았을 때에는 기어가더니만,,,,
해안 도로나 골목길로 갔어야 했는데 네비가 알려주는대로 찻길로 가다보니 타는 재미가 없어서 보이는 좁은 길 아무 데로나 들어갔다. 그게 북촌 마을이었다. 그 덕에 북촌 마을은 구석구석 천천히 타면서 돌아다녔다. 지나가다 사람들이 엄청 바글바글 모여있는 곳을 봤는데 알고 봤더니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이었다. 처음 생각했던 목적지가 구좌읍이었는데 핑크뮬리 한 번도 본 적 없어서 조금 있다 다시 오기로 하고.~
서울에서 패딩 입고 오면서 10월 중순인데 너무 오버인가 싶었는데 웬걸;; 바람 쐬면서 스쿠터 타니까 추웠다. ㅠ 암 것도 안 먹고 나와서 배도 고프고.. 그래서 일단 우선 좀 먹고 보자는 생각으로 함덕 해수욕장으로 갔다.
이번에는 오토바이 세우는데 잘 된다! 아마 이제까지 잘 쓰지 않는 스쿠터였는지 뻑뻑해져 있는 상태여서 그렇게 안간힘을 써도 안되다가 몇 번 사용하니까 되나보다. 참;;;; 어제 시동 안 걸리는 스쿠터도 그렇고 이런 걸 빌려주다니,,
@함덕 해수욕장 카페
바다 보고 있으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6년 전인가 왔을 때는 이렇게 큰 카페가 없었던 것 같은데 해수욕장에 떡하니 엄청 큰 카페가 생겨서 바다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 까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머물다 간다.
@북촌에 가면 카페
북촌 돌 때 보면서 다시 가보려 한 핑크뮬리 카페에 갔다. 쉬면서 요가디피카 책 읽는데 나에게 꼭 필요한 구절이 온다.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나한테 필요한 구절들이 온다.
돌도리 털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갈대가 분홍색이라 예쁘다~
사람들도 핑크뮬리 배경으로 신나게 사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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