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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kochi) 바이크 타고 가다 길에서 맞이하는 아침 태양과 저녁 태양은 언제나 옳다. 굳이 해돋이 명소, 석양 명소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을 정도로.kochi(ernakullam), 20100129. 2019. 1. 26.
마이소르(mysore) 어느 도시건 제일 먼저 도착하면 하는 일은 미케닉을 찾는 일이었다. 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움푹 파인 곳을 지났다 베어링이 깨지는 건 늘상 있는 일이었고, 캐리어가 끊어져서 덜덜거리고, 심할 때는 머플러도 떨어져나갔다.번잡한 도시를 뺑뱅 돌며 "불렛 미케닉!"을 외쳐 가까스로 찾으면 서너 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이었다. 그러다보면 진이 다 빠져서 도시 구경할 생각이 저만큼 달아나 얼른 숙소 찾아서 씻고 눕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는데,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아쉬운 순간들이 참 많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다 엄청난 소재였는데 남기지 못한 아쉬움, 더 다가가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걱정은 뒤로 미뤄두고 더 더 신나도 좋았을텐데,,그 때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2019. 1. 20.
힌두교 성지 기억이 가뭇가뭇 흐릿해져 이 곳이 하리드와르였는지 바드리나트(Badrinath)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바드리나트는 힌두교 4대 성지(북쪽에 위치) 중 하나라 하고, 하리드와르는 히말라야 설산에서 녹은 물이 흐르는 도시이다.힌두교 성지에 리쉬케쉬(Rishikesh) 가는 길목에 있던 것을 생각해보면 하디드와르였던 것 같다. 내가 갔을 때는 힌두교 최대의 종교 의식이 열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때였다.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았고 남아있는 방도 없었다. 밤만 묵고 바로 떠날 예정이라 어디든 빈 방을 찾아 들어갔는데, 그 숙소는 내가 묵어본 숙소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안 좋은 숙소였다. 팬 하나 없는 좁은 방에서, 창문을 열어 놓으면 좀 시원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밤새도록 시끌시끌 숙소 밖을 지.. 2018. 12. 27.
리쉬케쉬(Rishikesh) 요가 수행으로 유명한 리쉬케쉬. 그런데 정작 리쉬케쉬에서는 요가 한 번 해 볼 생각조차 안 했다. 그 전에 요가를 안 했던 건 아니지만 이 때만 해도 아쉬람에 들어간다거나 요가원에 들어가 수행할 생각보다는 계속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고 싶었다. 리쉬케쉬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인도에 와서 세 번째로 배탈이 났다. 다행히 여러 곳에 발품을 판 덕에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았다. 끙끙 앓다 조금 상태가 괜찮아지면 나가서 걸어다니고, 눈에 띄는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차 한 잔 시켜두고 한참 앉았다 들어오곤 했다. 가끔 피씨방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한테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리쉬케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불렛(Bullet) -로열 인필드(Royal Enfield) 350cc- 바.. 2018. 12. 12.
알모라(Almora) 우타란찰주의 알모라(Almora)는 여행자를 머물게 할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는 곳이 아니다. 여정상 지나게 된 알모라는 물이 극심히 부족했다. 동네 개들은 길가에 고인 썩은 물로 목을 축였고, 숙소의 물통에는 늘 물이 없어서 쫄쫄 떨어지는 몇 방울 물로 간신히 씻지 빨래는 꿈도 못 꿨다. 그래서 '알모라 = 물 부족한 데'라는 기억이 남아있는데, 여기에서 잊지 못할 사람을 하나 만났다. 내가 묵은 게스트하우스 주인 할아버지는 짠돌이라고 해야 하나? 여행자들 사이에서 그닥 좋은 평가를 받는 분은 아니었다. '어느 게스트하우스 주인' 하고 말하면 살짝 인상 찌푸리면서 '아~ 그 할아버지?'하고 말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나한테는 망고 할아버지인 동시에 사람 간의 관계에서 큰 깨달음을 준 고마운 사람으로.. 2018. 12. 12.
그림 일기와 그림 엽서 2009년에 세계 여행 때 디지털 카메라 없이 떠났다. 전자 장비를 최대한 피하고 싶어서 디카, 노트북, 전화기 하나 없이 필름 카메라와 노트만 들고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후회되는 일 중 하나이다. 그 때는 발도장 찍듯 의미 없이 인증샷 찍는 게 싫어서 찍고 싶을 때만 꺼내 찍고, 필름이 부족할 땐 못 찍기도 하고 그랬는데 무조건 많이 찍어둘 걸,, 참 후회가 된다. 그 후에 잠깐 한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갈 때에는 디카와 넷북을 준비해서 나갔다. 한창 찍은 사진이 담긴 외장하드가 떨어져서 고장이 났는데, 복구하려면 20만원이 든다고 했다. 그 때는 20만원이 아까웠고, 없어진 사진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아서 고치지 않았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200만원이 들어도 고쳤어야 하는 건데..ㅠ .. 2018.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