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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카] 윈난 리쟝 아이의 시선

꿈을 찍는 카메라 윈난 리쟝 아이의 시선 중국 윈난성 리쟝에 갔을 때의 일이다. 기념품을 파는 전통 가옥 거리를 걷가 한 아이를 만났다. 엄마 가게에서 장사를 돕고 있는 아인데 아이에게 카메라를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를 주고는 "이걸로 나 한 번 찍어줘!" 라고 말했다. 아이는 이내 카메라에 익숙해져서 주위의 소품들을 찍기 시작했다. 알록달록 머플러며 귀여운 기념품이며 핸드폰 고리며 컵받침 악세사리 등을 찍었다. 아이가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사진은 이 사진이었다. 조그만 가게에 앉아 하루에도 수십 번은 봤을 풍경. 아이의 꿈이 방울방울 맺혀 오래된 지붕 위, 파란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 떠나기 전에 일행과 다같이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했다. 역시나,, 우리를 ..

[꿈카] 하늘을 닮은 마음, 티베트 아이의 시선

201402 중국 쓰촨성에는 따오청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야딩에 가기 전에 쉬었다 가는 곳인데,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 덕에 나에게는 야딩보다 더욱 각별히 기억에 남는 곳이다. 내가 갔을 때는 한겨울인데다가 때마침 폭설이 내렸다. 원체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 곳이라 거의 5일간 씻지를 못했다. 이제 완전히 친구가 되어버린 빵차 운전사 끈(따오껀의 애칭. 우리는 따오껀을 끈이라 불렀다.)은 우리의 고충을 알아채고 온천으로 데려가 주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묵은 때를 벗겨내니 세상이 반짝반짝 보이누나!! 밖에 나와서 젖은 머리를 말리며 쉬고 있는데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장족(티베탄) 아이는 온천에서 일하시는 할머니를 도와 어린 동생을 돌보고 있었다. 아이에게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

신쟝(新疆) 실크로드 + 티베트(西藏) 여행 루트

신쟝(新疆) 실크로드 + 티베트 여행 루트 *빨간 점이 머문 곳이다. 1일 : 인천 → 북경 → 2일 : → 란주 : 란주 시내, 황하 → 3일 : → 돈황 : 서진묘, 막고굴, 명사산, 월아천, 돈황시내 4일 : 돈황 : 옥문관, 국립지질공원, 양관, 한장성 → 5일 : → 투르판 : 교하고성, 토욕구, 포도구, 소공탑 6일 : 투르판 → 우루무치 : 이도교시장, 우이시장 7일 : 우루무치 : 천산(천지) → 쿠처 8일 : 쿠처 : 키질 천불동, 쑤바스 유적 → 쿠얼러 9일 : 쿠얼러 : 보스텅 호수, 티에먼관(철문관) →10일 : → 카스 : 이드가모스크 사원, 구시가지, 광장11일 : 카스 → 카라쿨 호수12일 : 카라쿨 호수 → 카스 : 향비묘, 구시가지(故城)13일 : 원동시장, 일요시장 → 우..

필리핀 안티폴로(Antipolo)

내가 예전에 만난 필리피노는, "No saving"이라고 말하며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살고, 누가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있나 싶어 뒤돌아보면 마트 점원 아가씨가 혼자 흥얼거리고 있고, 입가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싫어하는 일들을 하느라 딱딱해진 심장이 조금씩 말캉해진다. 원래 초원에서 하늘과 바람을 닮은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지금은 이 곳에 오기를 아주 잘한 것 같다. 여행복은 타고 났지 / 이것은 봉사가 아니라 내가 만땅 채워가는 것 / 여기가 천국일세 /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마음을 비워야 해 안티폴로, 필리핀, 2016

[티베트] 그립고 그리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이 있는 것처럼 사람과 장소에도 특별한 연이 있는데 나한테는 인도가 그렇고 티벳이 그렇다.영혼 한 조각 두고 온 것처럼 계속 생각나고 허전하고 그리운 티벳과 중국만큼 친숙하지만 애증의 관계이기도 한 인도. 오늘같은 날은 특히 더 생각나서 울컥거리는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옛날 사진을 뒤적이며 달래본다. 그래도 지금은 이 곳에서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예전처럼 불쑥 떠나버리거나 하지 않지만 내 여행의 종착역이 어디인지 아주 잘 알고 있지. 티베트, 2007

루앙파방 야시장의 할머니

루앙파방 야시장에서 인형을 만들어 파는 할머니를 만났다.천편일률적인 제품을 파는 곳에서 유일하게 '작품'을 파는 분이셨다. 괴상한 표정의 가부좌를 튼 스님, 머리가 둘 달린 사람, 뿔 달린 악마 (괴물이었나?), 뒤로 뒤집으면 또 얼굴이 나오는 사람까지 한 작품 한 작품이 다 기발하고 독특했다. 반갑고 신기해서 나도 내가 만든 인형 '카이'를 보여드렸더니 유심히, 찬찬히 살펴보신다.특히 목에 건 카메라를 ^^; 결국 인형 세 마리를 사 가지고 왔는데그 중 한 마리는 우리 사무실에 매달려 있다. ^^ 나도 그 분처럼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루앙프라방, 라오스, 2015

타브리즈(Tabriz)를 떠나며 '10

타브리즈를 떠날 때 짐을 빼서 숙소에 맡기고 나가려는데 방 문을 나서자마자 아이와 아빠를 만났다. 내가 묵었던 숙소는 열악하기는 하지만 가장 저렴해서 나같은 여행자도 묵고, 형편이 넉넉치 않은 현지인들도 장기 투숙하는 그런 곳이었는데 부녀는 그 곳에 사는 모양이었다. 뭐라 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빠는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었으면 하는 것 같았다. 미얀마에서도 그랬다. 갓난쟁이 아이를 안고 있던 젊은 엄마는 카메라를 보더니 아이를 번쩍 들어보이며 찍어달라고 했다. 매일 보고, 옆에 있어도 또 보고 싶고, 남기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가 싶었다. 나는 후다닥 달려나가서 사진관을 찾고 아이 사진을 인화했다. 빈 방 문 틈으로 사진을 집어넣으며 조금 더 가벼워진 마음으로 도시를 떠났다. Tabriz, Ir..

시리아, 시리아...

20150909 라오스로 떠나기 전 시리아 소식을 접했다.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다. 내가 만난 무슬림들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손짓하며 들어와서 차 한 잔 마시고 가라 하고, 큰 배낭을 짊어지고 가고 있으면 먼저 차에 태워주고, 성인 남자 둘이 과일 쥬스를 시켜놓고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터키나 네팔에 지진이 났을 때도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그건 자연재해니까 인간이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리아의 경우는 다르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인간의 욕심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고 다쳤다. 나는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보다는 내 손가락 살짝 베인 게 훨씬 더 신경 쓰이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