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코스 송계탐방지원센터 - 영봉(1,093.5m) - 중봉 - 하봉 - 보덕암
일시 2023.8.19.
거리 약 9.5km
소요 시간 총 10시간 10분(휴식 4시간 35분 포함)
드디어 월악산에 갔다. 각자 혼자 산 타던 오랜 지인들과 뜻이 맞아 같이 산을 타게 된 게 지난 5월인데 그 때 가기로 했던 게 월악산이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월악산에 가지 못하고 치악산에 가면서 산 모임 이름이 '플랜B(차선책)'로 지어졌다. 그 후로도 월악산에 가려고만 하면 길을 잘못 든다든가 하는 이유로 못 가다가 드디어! 월악산에 가게 되었다 : )
이번 모임은 늘 함께 가던 산메이트 세 명 외 등린이 한 명이 함께 가게되었다. 그 분은 어찌어찌 첫 산을 월악산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산행 시작 전부터 내심 걱정이 됐다. 뭐든 첫 경험과 기억이 중요한 법이다. 체력에 맞는 마일드한 산부터 시작해서 등산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야 이후에도 계속해서 등산을 할텐데 월악산은 산을 많이 안 타보 사람한테는 하드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됐다;;
어쨌든 이미 시작했으니 돌아갈 수는 없고 이른 아침부터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을 받으며 산행을 시작했다.
숲길을 부지런히 오르니 시야가 확 트였다. 산, 나무, 돌. 악산 아니랄까봐 멋들어진 바위가 참 많다. 경치가 너무 멋있어서 간식도 먹고 살짝 쉬면서 한숨 돌리고 올라갔다.
영봉까지 가파른 계단을 꽤 올라야 하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심장이 벌렁거렸다;;; ㅠ
월악산 영봉 도착!
달이 뜨면 영봉에 걸려서 산 이름이 '월악'이라 하는데 바위에 달이 걸리는 산이라니 이름이 참 예쁘다 ^^ 뿐만 아니라 월악산은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주봉우리가 신령스러운 봉우리라고 해서 '영봉'이라 불리는데 주봉이 영봉인 산은 백두산과 월악산 두 곳뿐이라 한다. (출처 나무위키)
내려가는 길은 너무 예뻤는데 너무 너무 힘들고 길었다. 처음 예상으로는 점심 지날 때 즈음 다 내려와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될 줄 알았는데 하산길이 길어도 그렇게 길 수가 없었다;;; 영봉에서 중봉, 중봉에서 하봉 가는 길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이제 내려가나 싶었는데 또 다시 올라갔다 내려가야 되는 걸 본 순간 어찌나 괴롭던지..
그래도 그 와중에 보이는 충주호뷰는 너무너무 예뻤다♡
산행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라서 일행 모두가 준비해온 물을 모두 다 마셔버렸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보덕암은 안 나오고 목도 마르고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고... 승화의 방편으로 내려가면 뭘 먹고 싶은지 이야기하면서 갔다. 게토레이를 들이키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양 손에 시원한 파워에이드를 들고 콸콸콸 마시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나는 복숭아라고 했다 ㅎㅎ
보덕암에 도착했다!!! 보덕암에 먼저 도착한 일행이 물통에 물을 한가득 담아 마중? 나왔는데 구세주로 보였다 ㅠ 아.. 정말 시원하고 달다. 한참도 전부터 계속 목 마르고 물 마시고 싶었는데 시원한 물 한 잔이 주는 행복감과 만족감이란!!!! 보덕암에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ㅜ
일행 가운데 산을 잘 타시는 분은 영봉에서 중봉, 하봉길로 가지 않고 우리가 시작한 포인트로 차량을 회수하러 가셨다. 워낙에 발이 빠르고 날아다니시는 분이라 보덕암 밑에 차 대고 거의 두 시간을 기다리셨다;;
보덕암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다..
저녁은 서울 돌아가는 길에 먹기로 하고 충주 짜글이 맛집 "산척정육식당"에 갔다. 예전에도 와 본 적이 있는 식당인데 원래도 맛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장이 반찬인지 이 날은 정말 정말 맛있었다. 짜글이도 맛있고 밥 비벼먹는 것도 맛있고 ㅠ
예쁘고 힘들었던 월악산. 너무 예뻤지만 월악산 = 힘들다는 인식이 박혀서 다음 번에 선뜻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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