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7.20.
카트만두 - 건즈(Gunj)
4시반에서 5시 반 가량 눈이 떠졌다. 원숙 언니와 이야기하다 꽃차 마시자 하셔서 유리컵에 꽃차 띄우고 어제 받은 메리골드 화환과 장식해서 차를 마셨다. 반달이들까지. 분위기 좋고나 ^^ 나도 소소하게 분위기 좋게 하는 아이템들 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이놈의 무게...

오늘은 비행기가 12시라 여유롭다. 차도 마시고, 네팔 스탭들에게 줄 선물도 정리했다.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노력!

맛난 호텔 조식 식사를 하고,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낮잠도 자고. 한 시간 넘게 자고 일어나니까 체력이 조금 회복된 느낌이다.
11시 반쯤 로비로 내려가 린지와 만나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했다. 언니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 이제 히말라야 졸업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언제 다 하지? 오기 전에는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을 다 걸을지 말지 별 생각이 없었고 걸어봐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아직 걷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산들에 가고 싶다. 계속 길 위에 서고 산에 안기고 싶다.

공항에서 수속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창가에 앉아 하늘 구경하는데 설산은 끄트머리만 아주 약간 보였지만 하늘과 구름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네팔 건즈 공항은 매우 작다. (작년에는 짐 찾는 벨트도 없었다고 한다.)

공항에서 100m나 떨어졌을까? 뚝뚝 타고 가까운 숙소로 이동했다.


여기는 정말 덥다. 해가 내리쬐고 땀이 주룩주룩 흐른다.

길 건너편의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사려고 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서 린지가 멀리까지 가서 과일을 사 왔다.

더우니까 평소 잘 마시지도 않는 맥주가 엄청 땡겼다. 맥주 마시며 언니들 산 이야기도 듣고, 빨래도 하고.


숙소에 오니까 옛날에 인도 여행하던 생각이 난다. 아주 저렴한 숙소 빼고 어느 정도 돈 낸 숙소가 딱 이런 모양이었다. 덥고 습하고 적당히 관리되어 있고.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과 집, 뛰어다니는 아이들, 더위 피해 옥상에 올라와있는 사람들.
20대 때 종횡무진 다닌 인도 여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기억과 느낌은 풍경(이미지) 속에, 뜨끈한 날씨 속에 저장되는가보다. 언제고 비슷한 상황이 오면 꺼내어볼 수 있게.



저녁으로 달밧 먹고 옥상에 올라 본 풍경.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존재하다 가는 것에 감사를. 늘 여행 때마다 바란 것과 마찬가지로 온전히 스치다 가야지.

저녁 먹고 나서는 8시밖에 안됐는데도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이 들었다. 원숙 언니는 밤사이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셨다. 불 켜고 모기 잡느라 사투를 벌이신 듯 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후덥지근한 공기
세기를 조절할 수 없어 미친듯이 돌아가는 실링팬
그래도 에어컨이 있어서 감사하다!
무더운 곳에 오니 이제 조금 길 떠난 느낌이 든다.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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