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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밖 여행/'22 Pamir, Silk Road

<파미르/실크로드 #9> 루샨 - 칼라이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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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11.25.
일정 루샨 - 칼라이쿰


밤에 12시에 깼다. 알리가 샤워하는지 물소리가 들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3시쯤 또 잠이 깼다. 창 밖으로 별을 봤다. 여기는 2,000미터 밖에 안되는데 광해가 없어서 그런지 이제껏 봤던 어디보다도 별이 많이 보였다. 

 

샤워하려는데 정전이 됐다. 이 동네는 아침이면 정전이 잘 되나보다. 순간 온수기로 덥힌 만큼만 쓰려고 머리만 급하게 감고, 아침 식사하기 전에 엄마랑 딸 둘 가족 사진을 같이 찍어줬다. 딸내미 둘 다 너무 예쁘다~

 

속이 답답해서 아침 생각이 하나도 없었지만 계란 하나랑 빵에 버터랑 쨈 발라서 먹고 사과도 하나 먹었다. 언니 오빠는 속이 안 좋아서 하나도 못 먹고 나랑 알리만 좀 먹다가 떠날 준비를 하러 들어왔다. 

 

숙소 바로 앞에 큰 강이 흐르고, 설산이 보인다. 어느 동네든 어느 숙소든 뒷동산 클라스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아서 하늘도 파~랗고 보이는 것마다 다 너무 예쁘다.

 

오늘은 칼라이쿰까지 돌아가는 일밖에 없다. 길이 너무 또 새롭게 보여서 알리한테 새로운 길이냐고 물어봤더니 똑같은 길이란다 ㅎ 방향치에 길치라 길이 매번 새로워보인다. ㅋㅋ

 

가는 길 다 너무 멋있고 예뻤지만 고도가 낮아질수록 조금씩 슬퍼지는 것 같다. 이 길을 처음 올 때 아프가니스탄 풍경이 너무 예뻐서 감탄하면서 왔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아쉬움이 좀 더 크다.

알리가 5년 후에 길이 다 닦이면 더 빨라질 거라고 했는데 혹시라도 파미르에 다시 오게 된다면 길이 닦이기 전에 오고 싶지 중국이 길 다 닦은 다음에는 오고 싶지 않다. 바이크 여행을 와도 참 좋겠지만 내 실력에 언제쯤 바이크 타고 유라시아 횡단을 할 수 있을까?

가는 길에는 점심 식사도 안 하고 그냥 쐈다. 처음 올 때는 중간 중간 뷰포인트에 서면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이번에는 지난 번에 왔던 길이라 그런지 내려서 쉰 적은 별로 없고 잠깐 잠깐 창 밖 통해서 사진 찍으며 갔다.

 

길 가다 만나는 개들에게 주려고 빵이랑 계란을 챙겼는데 빵 잘 먹는 모습 보니까 기쁘다! 검정 강아지도 한 마리 만나서 빵도 주고 나중에 먹으라고 계란도 2개 놓고 왔다. 

 

공사중인 인부들이 점심 시간일 때 통과할 수 있지 다른 시간에 가면 길이 막혀서 5시까지 지나갈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딱 11시 50분 (점심 시간이 12시부터 1시까지이다) 에 지났는데 현지인이니까 이런 정보를 알지 만약에 차량 렌트를 해서 다닌다면 주유 정보나 체크 포스트 정보, 이런 도로 사정은 어떻게 알고 가나 싶다.

 

1시 30-40분쯤 칼라이쿰에 도착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깜깜했고 비도 내려서 잘 몰랐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고 마을 사람들도 활기차보인다. 날씨가 좋은 김에 강이 보이는 소파에서(테라스?)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셨다.

 

 

지난 번에 내가 묵었던 방에 묵는 타지크 아저씨가 있었는데 러시아어로 인사를 했지만 우리가 러시아어를 몰랐기 때문에 ㅠ 영어랑 타지크 언어 변환해주는 어플로 대화를 시도했다. 카푸치노 커피를 두 개 주셔서 맛 봐보고 나도 맥심 커피 세 개 드렸다. 아저씨도 두샨베에서 여기 여행왔나보다. 친절한 아저씨랑 사진 한 장 찍고.

살짝 머리도 아픈 것 같고 속이 답답한데 어제 하이킹하면서 먹은 빵부터 얹힌 것 같기도 하다.

 

숙소 오니까 아이들이 반겨줬다. 우리를 궁금해하는 것 같아서 가까이 와서 놀아도 되는데^^ 여기 애기들은 정말 다 너무 귀엽고 예쁘다. 

숙소에서 노곤노곤해하면서 쉬다가 물이 부족할 것 같아서 나가서 물을 사려고 했는데 우리가 나가자마자 정전되고 슈퍼는 다 문을 닫았다. 6시가 안된 시간인 것 같았는데 이 곳의 상점들은 문을 엄청 일찍 닫나보다. 껌껌하기도 해서 더 걸을 수는 없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알리한테 부탁해서 핫스팟을 빌려써 27일 두샨베 숙소를 예약했다. (블로그에서 사람들이 많이 간 그린하우스 호스텔로 예약했다.) 

식사하는 데 들어온 막내 애기옆에 가서 놀았는데 지난 번에도 느꼈지만 수줍에 웃는 게 너무너무너무 귀엽다!!!

 

마흐드도 너무 예쁘고 귀여웠는데 여기 애기는 완전 인형 같다 ㅠㅜ 귀여워 ㅜㅜㅜ 장난 치다가 안아주고 사진도 몇 장 찍고 잠깐 놀았다. 타지크 애기들은 다 인형같이 생겨서 너무 예쁘다 ㅠㅜㅜ

 

L은 한참 동안 발명을 해 가며 파리와 사투를 벌였다. 거의 30마리 넘게 잡은 것 같다. 지난 번에 썼던 두 방에는 파리 한 마리도 안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왜 이러지?

 

내일 두샨베로 돌아가면 타지키스탄 파미르 여행은 이제 끝이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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