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14 China-云南, 四川

윈난쓰촨(云南四川) #12 캉딩(康定) → 딴바(丹巴)

kai.lasa 2018. 11. 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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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2

 

캉딩(康定)   →  딴바(丹巴)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싫었다. 그나마 길 하나만 건너면 터미널이라 가까워서 다행이었다. 6:30 a.m. 버스라 많이 자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잠이 안 와서 잘 못 잤다. 자리가 불편하기도 했고.

 

 

 

처음에는 한 마디도 안 하던 옆자리 아저씨가 한 번 말문을 트더니 계속해서 말하고, 궁금한 것을 묻고, 정보를 알려준다. 이 아저씨 덕분에 버스에서 긴 시간 동안  이야기 듣고 나누며 갔다. 그런데 이 아저씨랑 이야기하며 충격적이었던 것은 나보고 한족이 아니냐고 했다. 한국 사람이라고 얘기해줬는데도, 쓰는 말과 글만 다를 뿐이지 같은 한족이라고 하는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 사람들이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원래 중국이 아니었던 소수민족의 땅과 역사와 사람까지 모두 자기들 것으로 묶어 가져간 걸까?

 

아저씨가 숙소나 볼거리 등 딴바 정보를 많이 알려줘서 고맙긴 했지만 이후의 여정을 더 같이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그래도 이 아저씨 덕에 마얼캉(马尔康)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음날 마얼캉 버스 티켓을 사고, 터미널 근처에 숙초를 잡았다. 

 


 

딴바(丹巴)

중국판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중국국가지리(中古国家地理)가 뽑은 중국 최고의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한다.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단바는 농사 짓는 티베트인인 지아롱 장족의 발상지 중 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단바에서 마을을 방문하려면 차를 대절해서 다녀와야 하는데, 자쥐짱자이(甲居藏寨), 숴포(梭坡), 중루(中路), 단바메이런구(丹巴美人谷) 등의 마을이 있다. 

 

 

우리는 빵차를 타고 대표적인 마을인 지야쥐짱자이(甲居藏寨)로 갔다. '로우손짜시.' 좋은 이름을 가진 청년이  운전하는 차였다. 따오청의 또우디 같을 줄 알았는데 칼같이 잇속을 차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쁠 것도 없고, 관광지에서 당연한 거지만 그 전에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이 마을에 대한 만족도가 뚝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해발 2,000m의 하늘은 너무 뿌옇고, 안 예뻤고, 마을은 그냥 관광지였다. 캉딩이나 여기나 멋대가리 없는 아파트 짓는 건 똑같고. 

 

딴바 자체도 실망스러운데 숙소에서는 화장실 냄새가 났다. 그래서 아까 들어올 때 창문을 활짝 열어놓았었구나,, 냄새가 너무 심해서 박스 테잎 사다 화장실을 막아버렸다;; 

마을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광장(공원, 농구장, 놀이터)에 가서 빵 먹고 수다 떨고 한참을 했는데도 한 시간 밖에 안 지났다. 너무 지겨워서 마을을 일직선으로 쭉 따라 올라갔다가 밑의 상점 끝까지 돌고 왔는데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는 돌아다니는 게 훨씬 낫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 아저씨들 집에 막무가내로 들어가서 구경하다 나왔는데 다들 순박하고 표정이 좋다. 그 아저씨들 덕에 이 곳에서 대한 느낌이 아주 조금 나아졌다. 

 

머리 장식, 화려한 비단 누비 옷,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이 곳의 장족 사람들. 화려하다. 복장도, 악세사리도.

 

저녁 먹고 돌아와서는 우리가 따오청과 야딩에서 얼마나 큰 행운을 누렸는지 추억하고, 이 곳에서의 상황을 유머로 승화시키다 잠들었다. 여행이 아직 일주일 넘게 남았는데 너무 예쁜 풍경과 너무 좋은 사람들을 일찍 만나버린 것 같다. 

 

마얼캉은 3,000m라니까 하늘이 정말로 아름답고, 숙소도 쾌적한 곳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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