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3
딴바(丹巴) → 마얼캉(马尔康)
우울했던 딴바를 떠나 마얼캉으로 가게 됐는데 어제 밤새 배가 꾸룩꾸룩하면서 배탈이 완전 심하게 나버렸다. 그래서 밤새 잠도 여러 번 깨고 잘 못자다가 아침에 일어났는데 오늘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데 어쩌나 싶다. 다행히 차 안에서는 잠이 계속 쏟아져서 조금 잊을 수 있었는데 먹지도 못하고 물도 못 마시면서 이동해서인지 기운이 쭉쭉 빠졌다. 손이 뜨거워지는 거 보니까 열도 나는 것 같고..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2시 반이나 3시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길이 나쁜 편이 아니어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마얼캉(马尔康)
마얼캉은 과거에는 티베트 영역이었는데 지금은 쓰촨성으로 편입되어 있다. 마얼캉 주변에는 네 명의 자매가 죽어 산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는 쓰구냥산(四姑娘山)과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족 마을이 있고, 거의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강족이 있다. 시간이 하루 더 있었으면 다음 날 차를 대절해서 근교 마을을 둘러보고 오는 건데, 우리는 다음 날 바로 청두(成都)로 이동해야 했다.
엄청나게 깡촌에 있는 터미널에서 내렸는데 청두(成都) 가는 버스 티켓은 다른 터미널에서 판다고 한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여기에서 예매하지는 못하고 우선 약국을 찾기 위해서 공안 청년에게 물어보니까 번화가는 2-3km 떨어져 있다고 한다. 버스타고 (2위안) 시내 중심(城中心)에 내려서 우선 미친듯이 약방을 찾고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마얼캉은 장족이 사는 조그마한 마을인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엄청 크다. 쿤밍 빼고는 계속에서 촌에서만 있다가 도시에 오랜만에 나오니 다들 시골 사람이 된 기분이다. ㅋㅋ
첫 번째 갔던 숙소도 고급스럽고 좋았는데 wifi가 안돼서 다른 곳으로 갔다. 냄새가 안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캉딩에서는 전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드라이기 쓰면 막 전기 나가고 그랬다.) 여기는 언니가 샤워하고 나니까 하수구가 막혀서 물이 안 내려갔다. 방을 바꾸려고 했는데 다른 방은 담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그냥 그 방에 묵기로 하고 일하시는 분이 오셔서 해결해주고 가셨다.
밀린 빨래하고 어쩌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주변 마을은 보러 가지 못하고 간단히 요기하고 쉬다가 도시 구경하러 나갔다. 이 정도 도시면 컨더지(肯德基)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설산도 보이고 (四姑娘山) 번화가, 먹자거리, 큰 슈퍼 구경하다 식사하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나만 먼저 들어왔다.
마얼캉은 이렇게 쉬다 가는 걸로 족하다. 너~무 피곤하고 힘이 하나도 없어서 씻지도 못하고 그냥 뻗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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