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18 China-青海

[칭하이(青海) 여행] #5 시닝(西宁)→ 베이징 → 김포

kai.lasa 2018. 12. 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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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8

시닝(西宁)→ 베이징 → 김포 

아무리 발버둥 쳐 봤자 결국 신의 사랑 안에 있음을. 

이번 여행에서 알게 된 거라고나 할까? 고작 5일, 오가는 시간 빼면 3일 밖에 안되는 짧은 여행이었지만 정말 값지게, 감사하게 여행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서 후다닥 준비하고 나갔다. 8시에 시닝 공항으로 떠나기로 했는데 데스크에 사람이 없다;;; 기다려보고, 종도 쳐보고, 여기저기 기웃기웃도 해 봤는데 사람이 올 생각을 안 한다. 이렇게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쫄깃쫄깃하게 하는구나 ㅋ 결과적으로는 8시 땡 정각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청년(오늘 공항까지 태워주기로 한 분)이 올라왔다. ㅠㅜ 

 

차 안 백미러에 마니차(转经文)가 달려있길래 물어보니까 장족(藏族)이라고 한다. 내가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 혼자 티베트어 공부하고 있다고 하니까 마음에 든 건지, 관심이 생긴 건지 위챗 아이디 있냐고, 티베트어 공부하다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한다. 드디어! 티베트어 선생님이 생겼다!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잘 됐다!!! ^ㅁ^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천천히 천천히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갔다. 칭하이에서 가보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일정이 너무 짧아 가지 못한 同仁 근처가 자기 고향이라고 한다. 唐卡로 유명한 곳 답게, 아버지는 탕카 그리는 사람이라 프랑스에 가 있고, 어머니와 남동생은 고향에 있고, 자기는 가이드 일을 하다 일 년 좀 전부터 시닝에 와서 지금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영어도 할 줄 알고, 외국인도 많이 겪고 해서 그런지 마 동생보다는 가식이랄까? 가면 쓴 얼굴이 보일 때가 있는데 그래도 얘기하다 웃을 때는 환하게 웃는 게 소년 같기는 하다. 나중에 내가 同仁이나 다른 곳 가게 되면 정보나, 자료, 사진들 주겠다고 한다. ^^

 

 多吉 이야기 중에 제일 대단하다 싶었던 건, 19살 때 45일 동안 걸어서 라싸에 간 거고, 24살 때 9개월 동안 오체투지 해서 갔다는 것이다. 궁금한 것들 더 많았는데 공항에 다 도착해서 더 물어보지 못해 아쉽다;

10:25 비행기인데 시닝 공항이 워낙 작아 수속 다 끝내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쑤안나이 하나 사 먹고, 오랜만에 라떼 마시려는데 shit! 값은 엄청 비싼 게 너무 맛이 없다... 내가 뭘 기대한 거지..-_-+ 

시닝에서 북경 가는 비행기에서 또 한 번 신의 선물을 받았다. 체크인 할 때 창가랑 복도 중 어디가 좋냐 그래서 복도가 좋다 그랬는데 (나는 구석에 쳐 박히는 창가 쪽이 답답해서 싫다. 너무 답답해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나한테 창가쪽 자리를 준 거다. 앞에 앉은 사람이 의자도 뒤로 확 밀어젖혀서 더 답답해죽을 것 같았는데 책 읽다 창 밖 보고는 깜짝 놀랐다!!!

 

창 밖으로 보이는, 눈 안에 담기는 모든 게 다 설산이었다. 중국 떠나는 나에게 신이 마지막으로 준 선물이었다.

시닝으로 갈 때는 복도 자리에 앉은 데다 비행기 놓칠까봐 미친듯이 뛴 다음이라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고, 날도 깜깜해져서 창 밖을 볼 생각도 못했는데 또 한 번의 선물에 눈물이 날 뻔 했다. 

 

갈아타는 비행기 수속 밟고, 뭔가 선물같은 것 사려는데 상점들이 거의 리뉴얼 공사 중이라 커피 한 잔만 사들고 라운지로 갔다. 여기서 4시간을 있었는데 책도 그다지 재미가 없고 좀 지겨웠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 문자 보내고 시간이 거의 다 되서 게이트로 이동했다. (T3 국제선 쪽은 게이트가 기본적으로 다 멀다. 십 몇 분씩 걸어가야 한다.)

 

이제 한국이다. 피하지 말고, 온전히 느끼면서 하나 하나 경험하자. 신이 보내는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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