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여행 Day 1
일시 2024.05.13.
코스 인월 - 지리산 둘레길 2코스(운봉-인월) - 실상사 - 지리산게스트하우스 산장


서울에서 꼭두새벽부터 내려간 덕에 9시 20분경에 인월에 도착했다. 마침 인월시장 장날(3일, 8일)이라 시장 구경하다 국밥으로 유명한 시장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흑돼지 국밥에, 하라는 대로 부추랑 콩나물 잔뜩 넣어서 먹으니까 예전에 먹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 )
지리산 둘레길 2코스(운봉 - 인월)
서림공원 - 비전마을 - 흥부골자연휴양림 - 구인월교 - 인월안내센터
거리 9.9km
소요 시간 4시간



자, 이제 둘레길을 걸어봅시다.
차는 인월전통시장 공영주차장에 대고(주차비 무료) 운봉에서 시작해서 인월로 돌아올 거라 운봉 - 인월 2코스 시점까지 택시로 이동했다.(택시비 11,000원)

원래는 지리산 둘레길 1코스인 주천-운봉 구간을 걷고 주천에서 묵으려고 했다. 그런데 봐 뒀던 숙소가 춘향제 때문에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싹 다 나가버렸다. 부랴부랴 다른 숙소 알아보다 산내면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고, 걷는 코스도 지리산 둘레길 2코스로 변경했다.

지리산 둘레길 2코스인 운봉-인월 구간은 전 구간이 제방길과 임도로 되어 있어 길 폭도 넓고 평지길이라 걷기 편하다고 한다. 등산을 하지 않는 일행들 체력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평지길이 나을 것 같았다.

이런 제방길이 계속 이어진다.
어떤 분들은 다른 코스에 비하면 2코스는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고 하는데 2코스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날씨 요정이 함께 한 날이라 일기 예보 볼 것도 없이 날씨는 무조건 좋았고, 하늘은 파랗고, 초록초록 풀과 나무에 고요하고 한적한 길. 다 좋았다 ^^


황산대첩비지
걷다 보면 황산대첩비지가 나온다. 고려 말 이성계의 황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의 터이다. 이 근방은 이성계와 연이 있는 곳이 많다. 사실 인월이라는 지명도 이성계와 관련이 있다. 이성계가 왜구와 싸우다 해가 기울자 하늘을 우러러 달뜨기를 기원하였다. 이윽고 하늘에 밝은 달이 떠올라 적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자 이성계는 두목 아지발도의 목을 쏘아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달을 끌어 승전했다는 유래가 있어 인월(引月)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동편제 마을
대첩교를 지나 좌측이 황산대첩비지, 우측이 동편제 마을이다. 가왕 송흥록과 박초월 명창의 생가도 비전마을에 위치해있다.
판소리는 크게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의 세 유파로 분류된다. 전라도 북부 지역의 소리제를 동편제, 전라도 서남 지역의 소리제를 서편제, 충청도의 소리제를 중고제라 한다.(*섬진강을 중심으로 동쪽이 동편제, 서쪽이 서편제)

어릴 때, 동편제는 힘이 있고, 서편제는 한이 서려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잘 하든 못 하든 소리 한 곡조는 뽑을 줄 알면 좋을 것 같아서 아주 잠깐 소리를 배운 적이 있다. 목청이 약해서 금세 그만두기는 했지만 소리를 지를수록 목이 트이는 것 같은 느낌, 내 안의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느낌이 참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코스 뒷부분에는 약간의 오르막이 나온다. 숲길과 산길을 지나는 다른 둘레길 코스에 비하면 아주 마일드한 정도이기는 하지만 임도 오르막이 있다.



흥부골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나는 들어가보지는 않았는데 드라마 지리산의 세트장이 있다고 한다.

지난 겨울 처음 인월에 왔을 때, 그 때는 눈길이라 둘레길을 제대로 걸을 생각은 없었고 산책 삼아 인월에서 운봉 방향으로 걸었다. 인월 사시는 분이 조금만 가면 자연휴양림도 나오고 좋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걸어도 아스팔트 길만 계속되고 아무 것도 안 나오는 것이었다. 그 때 되돌아간 지점에서 1-2분만 더 걸었으면 자연휴양림이 나오는 거였는데 그 때는 참 정보도 없고 인내심도 없었다 ㅎ

지루한 아스팔트길을 계속 내려가면 인월천과 구인월교가 나오고,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금계 구간 시종점 표지판이 보인다.

정자에서 누워 쉬며 하늘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도 보고, 놀멍쉬멍 와서 휴식 포함 4시간이 걸렸다. 혼자 걸었으면 쏘았을텐데 천천히 쉬엄쉬엄 걷는 매력이 있네 : )
인월 카페 언더롯지
한참을 걸었는데도 여전히 너무 배가 불러서 밥은 못 먹겠고 카페에 가서 쉬었다. 언더롯지는 인월 중심에서 차로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산뷰, 논뷰가 보이는 조용한 카페. (여기에서 만난 활기찬 보더콜리 너무 예뻤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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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실상사
예약해둔 숙소 가는 길에 실상사가 있다. (인월에서 실상사까지는 차로 13분밖에 안 걸린다.) 원래 저녁 식사하고 숙소 들어가는 길에 실상사에 가려고 했는데 여전히 너무 배가 부르고 저녁까지 시간도 많이 남아서 식사 전에 실상사에 다녀오기로 했다.



실상사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는데 들어가면 안되는 줄 알고 200미터 가량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그래도 그 덕에 반짝반짝 부서지는 햇빛도 보고 풀도 나무도 보고 좋았지~


다음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절 들어가는 입구부터 경내에 연등이 가득 달려있다.


단청을 하지 않아 더 멋스럽고, 문살 문양도 예뻤다. 지금은 아담하고 고즈넉한 절이지만 과거에는 규모가 꽤 컸다고 한다. 종각 옆에 커다란 목탑지가 있는데 경주 황룡사 9층 목탑보다도 더 큰, 상당한 규모의 목탑이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저 멀리 천왕봉도 보인다.
지리산한우마을정육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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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월도 돌아와서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식당에 갔다. 여전히 소화가 안돼서 밥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막상 먹으니까 너무 맛있어서 배부른데도 다 들어가더라. 여기는 고기도 고기지만 서울에서는 먹을 수 없는 아삭거리는 채소와 싱싱한 버섯이 정말 최고다 ㅠ

월요일, 수요일은 소 잡는 날이라 서비스로 생간과 천엽을 주시는데 나도 그렇고 일행도 그렇고 내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손도 안대니까 사장님이 맛이라도 보라고 주셨는데 간이 이런 맛이구나.. 이래서 여우가 간을 먹는 건가? 싶을 정도로 아삭한 젤리 먹는 느낌이었다. 천엽은 꼬돌꼬돌 씹는 맛이 있었고. 원래 좋아하는 부위가 아니라 손이 더 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왜 먹는지는 확실히 알겠다 ^^
지리산게스트하우스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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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게스트하우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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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네이버에 나온 주소가 구주소라 사장님이 주소를 다시 알려주셨는데 인월에서 숙소까지 차로 20분이 안 걸렸다.

왼쪽 천왕봉부터 노고단, 오른쪽의 바래봉까지 다 보인다😃
숙소 리뷰에 천왕봉부터 바래봉까지 보이는 뷰가 아름답다고, 창문만 열면 보이는 반야봉과 계곡이 보이는 최고의 전망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그랬다. 이 뷰 하나만으로도 여기는 올 가치가 있다!


사장님은, 한 번 오면 손님이지만 두 번째부터는 가족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너무 따뜻하고 친절한 분이셨다. 저녁에 참외 먹으라고 참외도 깎아주시고^__^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고 와서 야외 바베큐는 못 했는데 나중에 다시 오게 되면 숙소에서 지리산 뷰 보면서 고기 꿔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여기는 그냥 지리산이 다했다^^

뷰 즐기고 싶어서 산 보면서 커피 마시기 :)
원래 주천에 묵으려다 숙소가 다 차서 지리산게스트하우스 산장에 묵게 된 건데 생각치도 못했던 아름다운 뷰를 선물받고! 여기에서 묵어가라고 일이 그렇게 되었나보다. 운수 좋은 날이었다 :D
이어지는 지리산 자락 여행 Da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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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 여행 2. 뱀사골계곡, 노고단, 연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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