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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안 여행/등산

지리산(음정마을 - 벽소령 - 연하천삼거리 - 원점회귀)

by kai.lasa 2024.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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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일시 2024.05.27.
코스 음정마을 - 벽소령대피소 - 연하천삼거리 - 원점회귀
거리 13.8km
소요 시간 약 7시간(휴식 1시간 20분 포함)
 

 
 


 
밤새 비가 쏟아졌다. 아침까지도 비가 내리면 아무 것도 안하고 뒹굴거리게 될 거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이 맑았다. 하늘이 너무 맑아 어딘가 가야할 것 같았고, 안 가본 루트로 산을 올라보기로 했다.
 

음정마을을 지나 차가 갈 수 있는 최대한 올라가면 벽소령탐방로 시작점이 나온다. 주차는 4-5대 정도 가능할 것 같다. 탐방객 중에 아는 사람은 여기에 주차하고, 보통은 국립공원 직원들이 출퇴근하는 차를 주차한다고 한다.

예전에 군사도로였어서 산행하기에 예쁜, 멋드러진 길은 아니지만 편한 길이다. 전날 칠선계곡에 다녀와서 피로가 쌓였던 나에게는 오히려 길이 편해서 다행이었지. (그마저도 연하천삼거리에서부터 하산길에서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지만,,)

탁 트인 풍광이 나오고나서부터는 기분이 좋아졌다. 비 온 다음 날이라 하늘이 맑고 나무는 싱그럽고 초록은 아름다웠다.

 

 

이 돌무더기를 올라가면 벽소령대피소가 나온다.

(최근 들어 많이 안 좋아지기는 했지만)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사소한 것들을 잘 기억한다. 다른 사람들은 잊는데 나는 잊지 않고 기억하는 건 장점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슬프다. 나는 그 때 그 순간들을 하나도 잊지 않고 고스란히 다 기억하는데, 그래서 나는 여전한데 모든 건 흩어지고 옅어지고 변한다.

 벽소령대피소에서는 연하천 방향으로 갔다. 연하천대피소까지 가지는 않고 연하천삼거리에서 다시 음정으로 내려왔다.

벽소령대피소

마실 나오듯 편안한 마음으로 나왔는데 이 날 꽤 힘들었다. 길도 길었고. 아마 전날 산행의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그보다도 마음이 시렸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 겹겹의 산.

 

형제바위

 

높은 바위에 올라 이 풍경을 보았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내가 그 바위에 어떻게 올랐는지 잊어버리게 되려나?

 

연하천삼거리. 이제 하산길이다. 경사가 심해 무릎도 아프고,, 괴로웠다.

일년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시작과 끝 모두 산이다.

이틀간 내가 토해낸 얘기들을 할매는 묵묵히 들어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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