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8
Day 5. 재래시장
아침에 밍기적밍기적 일어나서 짐싸고 아침 식사하고 꾸물럭거리다 8시 넘어 체크아웃했다. 8시만 넘어도 무척 덥다. 오늘부터 3일간 묵을 숙소에 짐만 맡겨놓고 나왔다.
자전거 빌리고 무작정 가보자 싶어 정말로 무작정 가다. 복잡한 시내를 지나니 재래시장이 보였다.
자전거 세워두고 (자물쇠 어떻게 채우는지 몰라 어리버리하다;;) 시장통 안으로 들어가 신나게 사진 찍고 열심히 망고를 찾았다. 그런데...망고가 없다. 다른 건 다 있는데 왜 망고는 안 팔지?
고기 가게, 채소 가게 골목골목을 신나게 지나가며 사진찍었다. 그런데 두둥..길을 모르겠다. 다 똑같이 생긴 행상 재래시장이라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게다가 내가 큰 Gate로 들어온 게 아니라 샛길로 들어와서 신나게 사진찍고 망고만 찾느라 지표될만한 걸 하나도 기억해두지 않았다. 정말 엄청난 방향치에 길치인데 어떻게 하지? 자전거 세워둔 곳 지표가 없으니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ㅠ
덜컥 겁이 나고 멘붕에 빠졌다. 우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점 카페에 앉아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면서 차분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자전거는 어떻게 찾지? 잃어버리면 어쩌지? 물어내야 하나? 숙소까지는 어떻게 가지? 걸어서 30분이 넘던데 보조배터리라도 있어 다행이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처음에 찍은 사진 보고 여기가 어디냐고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되겠다! 싶어서 찍은 사진을 돌려봤는데 웬걸.. 처음부터 행상이라 지표될만한 게 하나도 없다. 무작정 아무나 붙잡고 길 잃었다고 도와달라 할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커피 다 마실 때쯤 차분해져서 왔던 길을 더듬어 찾아보기로 했다.
길은 생각보다 금방 찾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기억을 더듬어 왔던 길을 되돌아 찾아보니 금방 나왔다. 아마 오랫동안 걸어들어온 건 아닐텐데 사람에 오토바이에 길이 워낙 복작거리고 사진 찍느라 (+망고 찾느라) 다른 걸 하나도 안 보고 다녀서 길이 더 길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들어온 길로 나와서 세워놓은 자전거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반갑던지! 자전거 세워놓을 때 옆에 다른 자전거가 있었는데 그게 빠지고 나니까 내 걸 옆으로 옮겨주기까지 했다.
가이드북과 블로그에서 추천한 samathi spa를 찾아갔다. 낮에는 예약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예약 안하고도 할 수 있었다. 60분짜리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진짜 진짜 최고였다! 우리나라에서 더 비싼 돈 주고도 이 퀄리티는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진짜 너무너무 시원해서 매일 받을 것 아쉬웠다. 시엠립에서는 망고 많이 먹고 마사지 많이 받는 게 남는 장사다 ㅎ
마사지 받으며 충전도 했겠다 Hard Rock Cafe 지나 쭉쭉 달려봤다. 이번에는 길 안 잊어버리려고 계속 일직선으로만 달렸다. 한참을 달렸다. 그랬더니 내가 보고 싶었던 풍경이 나온다. 하늘에서 태양이 작열하고, 아무 것도 없는 들판이 있고 나무가 있다. 내가 보고 싶었던 풍경과 다른 점은 집이 너무 신식이라는 점. 기억 속의 캄보디아는 붉은 땅에 먼지 또한 붉었고, 나무와, 나무로 만든 집과 아무도 안 사 먹을 것 같은 것들을 주렁주렁 메달아 놓고 파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참 많이 변했다. 좋아보이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쓰는 카페들이 많고(재래시장 안에서도 머신을 썼다.) 세탁기가 많고(laundry shop), 좋아보이는 현대식 건축물에 차도 많이 다닌다.
이 날 미션은 인상 좋아보이는 로컬 길바닥 가게에서 커피 마시기였다. 동네에서 커피 마시기 미션 클리어하고 다시 숙소 쪽으로! 갈 때는 낯설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 왔던 길은 훨씬 빨리 가는 느낌이다.
가는 길에 태양을 고대로 맞으며 갔다. 돌아가서는 Green e bike에 가서 내일 자전거를 예약했다. 12불, 15불 두 가지 옵션이 있는데 15불은 개랴해서 50km도 가능하다 해서 그걸로 결정.
내일 다시 앙코르와트에 갈 거라 일찍 숙소에 들어가서 자료도 읽어보고 EBS 다큐 앙코르와트 한 편 봤다. 보기를 진짜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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