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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pal - Trekking/'24 GHT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10 4,700m 캠프 - 셰이 곰파(Shey gon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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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7.28.

4,700m 캠프 - 셰이 곰파(shey gonpa)

 

 


 

 

오늘 일정은 셰이 곤파까지 3시간 정도만 가면 된다 한다. 여유롭다. 출발할 때 비가 내리면 좀 더 늦게 출발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출발할 때 쯤 비가 그쳤다. 

 

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힘들다. 몸이 무겁다.

 

5,100m 올라가는 구간은 머리가 띵했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곳(기도하는 돌)이었는데 징징 거리며 빙빙 돈다. 여유가 되면 여기에서 좀 더 있다 가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고 또 오르막을 올랐다. 

정상에 도착했다. 4,980m였나? 5,300m였나? 기억이 안 난다. 

스탭들이 다같이 있길래 다같이 모여있는 시간이 없었으므로 이 때 단체 사진을 찍었다. 

간식도 같이 먹고 :) 이제부터는 하산이다. 

 

올라가는 게 힘들다면 내려가는 건 아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셰이 곤파가 보였다. 히말라야에서는 마음을 내려 놓으면 안된다 하더니 그 말이 맞다. 곤파가 보이길래 금방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아무리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계속되는 내리막에 무릎에도 부담이 간다 ㅠ 희숙 언니는 엄청 빨리 날아가셨는데 고산증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내려가고 싶으셨다고 한다. 나만 엄청 천천히 뒤쳐져서 내려가는데 참담한 기분도 들었다. 오르막, 내리막 다 잘 못타고, 저만치 앞서 가는 언니들 볼 때면 내가 아무리 속력을 낸다고 해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사람마다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지만 이렇게 체력과 등력에 차이가 날 수가 ㅠ

어쨌든 셰이 곤파에 도착했다. 2022년도에 폭설이 내려 언니들 발이 묶인 곳. 예전에는 흰 눈으로 뒤덮인 산이었는데 여름에 오니 퍼렇다면 감개무량해하셨다 ㅋㅋ 언니들은 정말로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다.

곤파 옆 캠핑 사이트에 텐트를 치고 점심으로 달밧을 먹었다. 

 

하늘은 새파랗고 해는 쨍쨍하고 너무 아름답다. (나는 어제와 그제 사람 하나 없는 캠핑 사이트가 더 좋긴 하다.)

 

 

 

타프에서 원숙 언니는 뜨개질하시고, 미선 언니는 쉬시고. 

일찍 도착한 데다 해가 좋아 빨래를 하기로 했다. 물가까지 내려가야 해서 좀 멀긴 했지만 슬리퍼 끌고 다녀오니 현지인 포스도 나고 히말라야 아낙이 된 기분이다 ㅋ

 

 

곤파에 다녀오기로 했다. 곤파는 스님이 문을 열어주셔야 들어갈 수 있었다. 직메랑 소남은 기도 올리고 우리도 시주하고 우리의 여정을 위해 기도 드렸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내 빨래!! 다행히 희숙 언니가 빨래를 걷어주셨다. 보통 4-5시에 비가 오기에 시간이 많으니 빨래 해도 바짝 마를 줄 알았는데 웬 걸... 비가 2시쯤 오는 바람에 빨래는 망했다. 그 다음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텐트 안에서 일기 쓰는데 빠상이 꿀물을 가져다줬다. 꿀물+커피 마시며 일기 쓰는 사이 비가 그쳤다. 지나가는 비였나보다. 

 

이 길을 다 걷고 나면 내가 달라져 있을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으면 조금 속상할 것 같다. 

 

나는 어디쯤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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