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8.1.
포 가온(4,087m) - 휴식날
어제의 피곤의 여파로 눈을 떴는데도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오늘은 하루 온전한 휴식날이다. 다들 쉬기로 했기에 스탭들이 늘 새벽같이 가져다주는 모닝티도 오늘은 늦게 온다.

텐트 밖에 나가서 바라보니, 비록 어제 힘겹게 왔지만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밖에서 달달한 홍차 마시며 바람을 쐬었다. 바람이 쌀쌀한 듯 시원하다. 언니들과 어제의 무용담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두에게 어제는 기억에 남을 정도로 힘든 트레킹이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다 ㅎ


아침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머리도 감았다. 10일만에!! 원숙 언니가 뒤에서 호스 잡아주시고 세 번이나 샴푸해서 감았는데 진짜 상쾌하다!!! 머리카락도 엄청 후두두둑 빠지고 ㅠ



그 다음에는 원숙 언니랑 같이 비닐 봉지에 빨래 넣고 싹싹 빨았다. 오늘은 나도 씻고 빨래도 씻고 ^^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스탭들도 씻고 머리 감고 빨래하기 바쁘다.

그러고 나서 원숙 언니가 만드신 나무 그늘 아래로 가서 커피 한 잔 더 마시며 밀린 일기를 썼다. 언니는 뜨개질하시고 ^^




일기 쓰는 것 구경하러 온 빠상이 네팔 글자 데브나가리를 알려줬다. 그나마 한국에서 외우다 왔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을 것 같다 ㅎ



미선 언니가 한아름 꺾어오신 꽃으로 원숙 언니 화환을 만드셨다. 다들 한 번씩 머리에 쓰고 사진도 찍고! 평화로운 휴식 시간 ^^

희숙 언니는 그림같은 풍경 속에서 집필 중이시고 : D

네팔 친구들이랑 같이 놀려고 고스톱 판을 깔았다. 이번에는 마부 깐차도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그 와중에 동네 할아버지 두 분도 보러 오시고 동네 꼬마들도 구경하러 왔는데 외국인이 익숙치 않은 눈치다.




포 가온은 주위를 둘러보면 황량한 산에 흙먼지 바람이 불어온다. 원숙 언니는 삭막하다고 마음에 안 들어하셨고, 희숙 언니는 이 곳 사람들의 척박한 삶에 마음 아파하셨다. 그런데 나는 사람들의 생활과는 별개로, 이 황량한 풍경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어제의 고생스러움에 대한 보상으로 평화로운 휴식의 하루를 얻었다. 여행 13일째, 트레킹 10일째.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가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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