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8.3.
캠프사이트 - 대평원 캠프사이트
어제 밤에 비가 그렇게 내리더니 아침에도 해가 안 든다. 춥다...
삭막한 캠프 사이트에서 아침으로 북엇국과 계란말이를 먹고 린지를 따라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아래 보이는 계곡에서 돌았으면 좋겠다. 그 앞의 깎아지르는 산을 넘는 일은 하지 않겠지?
한참 자갈길을 내려가니 계곡이 나왔다.
가볍게 물 한 번 건너고 커피 한 잔 마셨다. 내가 컵에 대고 뭘 했지? 컵에서 화장품 맛이 난다 ^^; 미선 언니, 희숙 언니는 빠상이 반대편으로 업어서 건네줬다. 저 쪽으로 또 건너야 하는 건가? 길잡이 펨바 다이가 반대편 언덕을 오르는 것 보니 반대편으로 가는 게 맛나보다.
린지랑 원숙 언니랑 계곡 따라 올라가다 결국 우리도 물을 건너야 했는데 평소라면 괜찮았겠지만 너무 추워서 신발 벗고 차가운 물에 발 담그기가 싫었다. 결국 나는 빠상이 업어서 건네줬다. 배낭까지 맨 나를 업었으니 55kg 이상이 되었을텐데.. 무겁냐고 물으니까 대답을 안 한다 ^^;;
다음에는 평온한 산책로 같은 길이 이어졌다. 나름 편안한 평지길을 꽤 걸었다. 초지에 꽃. 어제의 삭막했던 풍경에 비하면 여기가 당나귀들이 먹을 게 많다 :)
10시 반 정도 되었는데 스탭들이 식사 준비하는 게 보였다. 물 건너고 식사하고 가는 줄 알았는데 식사하고 물 건너고 가나보다.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데 해가 안 나서 춥다.. 바람막이 바지까지 옷이란 옷은 다 꺼내서 입었다.
점심 기다리고 김치 볶음밤을 먹는 사이 빠상이 만들어준 징검 다리를 건너 넘어갔다. 그 다음에는 경사가 말도 안되는 산을 올랐다.
올라서니 비가 내린다. 우비 입으면 활동성이 떨어져서 입고 싶지 않았는데 빗방우리 거세졌다. 결국 우비 꺼내입고 가는 길은 다행히 경사가 심하지는 않다. 어제의 교훈으로 베이스 레이어를 따뜻한 걸 입어서인지 춥지는 않다.
앞뒤로 보이는 풍경이 모두 아름답다. 비도 금새 그쳐서 우비를 벗어던지고 얼마 가지 않아 바람막이마저 집어넣었다.
해가 쨍쨍 찌고 아름다운 파란 하늘과 메마른 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도 편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유람하듯 걸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풍경 속에 있기를 바랐고 지금 그 안에 있다.
그저 감사한 순간이긴 한데 몸이 힘들면 마음이 도착지로 날아가버린다. 힘들다..빨리 도착해서 쉬고 싶다..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걷다 어느덧 캠프 이트에 도착했다. 뒤로 설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다. 풍경을 더 즐기고 싶었는데 텐트 치기가 무섭게 비가 온다;
텐트 안에 짐 꾸리고 책 보다 깜빡 잠이 들었다. 밀린 일기까지 쓰고 나니 어느덧 4시 반이다. 텐트 안에서 빗소리 원없이 듣는다.
일기 쓰고 책 읽으며 누워있는데 빠상이 "디디 히말라야!"하고 외치는 게 들렸다.
나가보니 비가 개서 설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뾰족뾰족하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위용 있고 아름답다!
직메가 사진 찍어준다고 해서 사진 찍으며 놀다가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배불리 맛나게 먹으니 6시 반. 일찍 텐트에 들어가기 싫어서 사탕 핑계로 원숙 언니 텐트에 가서 한참을 이야기다하 나왔다.
내일은 8시간 산행에 5,300m 정도 되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내일은 몸이 가벼워서 내 짐은 내가 다 지고 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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