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8.6.
타클라 콜라 - 타클라 콜라 위 캠프
아침에 일어나서 원숙 언니랑 같이 후다닥 짐 싸니 꼬박 1시간이 걸렸다.
린지가 어제 무릎을 바위에 부딪혔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았다. 계속 아프고 붓는다고 했다. 이후로도 쉽게 안 나아서 계속 다리를 절뚝이며 걷는데 갈 길이 멀어 걱정이 됐다.
펨바 다이의 안내 하에 오른 산은 장난 아닌 오르막이다. 뭐 이런 경사가 다 있을까 싶을 정도의 오르막을 올라갔다.
숨이 안 차는 건 아니지만 5,000m에서 올리는 게 아니라 그런지 그래도 그럭저럭 올라갔다.
한참 올라가서 타르초 보고 간식 먹으며 쉬다 가는 길은 산을 크게 둘러서 가는 길이다.
말이 둘레길이지 아래쪽을 보면 경사가 장난 아니다. 이제껏 경사 심한 데 가면서도 안 그랬는데 여기는 진짜로 무서웠다. 조금만 발을 잘못 디디면 완전 아래로 추락하는 길이었다.
그 길을 한참 걷고 나니 이제는 내리막이다.
정말 끝도 없는 내리막. 아침 먹고 힘겹게 치고 올라온 부분을 곤두박질쳐 내려가는 거다. 미선 언니 말씀대로 이 산은 중간이 없다 ^^;
아까는 미친듯이 치고 올라가더니 이제는 계속 내리막이다. 거의 트레킹로가 없는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풀숲을 헤치고 걷는데 주위의 잡목이 스팁을 잡아서 안 놓는 게 그렇게 짜증날 수가 없다.
무릎도 아프고 끝없는 내리막에 화가 난다고 해야 하나? 신경질이 난다고 해야 하나 싶을 지경이었는데 드디어! 내려왔다. 오르막은 힘들고 내리막은 아프다. 둘 다 싫다 ㅎㅎ
거의 다 내려오니 언니들이 기다리고 계셨다. 큰 강물 - 이게 타클라 콜라(Takla Khola)e다 - 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거센 물살 쉬에 놓인 토안무 다리를 건너야 했다. 앞서 원숙 언니랑 희숙 언니가 너무 쉽게 건너시기에 별 것 아닌 줄 알았는데 완전 무서웠다!! 이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면 누구도 못 도와주고 즉사다. 정신 차리고 건너야지...
균형 잘 잡을 수 있게 스틱을 가로로 들고 걸을가 생각하다 머털도사 생각이 났다.
물을 보지 않고 다리만 보자. 다리만. 하고 집중해서 걸으니 걸을만 했다.
다리 건너 넘어가니 수 ㅍ속이었다. 드디어 점심 시간이다. 오늘은 오르막도 오르막이지만 내리막도 장난 아니었다;;
희숙 언니는 너무 힘들어서 뻗으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통나무 다리 건너는 게 무서워서 우셨다고 한다. 그 얘기 듣고 우리는 깔깔거리면서 웃었는데 나도 진짜 무섭긴 했다 ㅠ
식사 하고 나니 당나귀들이 또 물을 건너야 한다고 한다. 당나귀들은 우리가 건넌 통나무 다리를 건널 수 없으니 마땅한 곳을 찾아 건너야 한다. 오늘도 사람도 당나귀도 고생하겠다.
오늘 린지는 무릎 때문에 고생했고 소남은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허리 아픈 소남이 남아서 설겆이랑 정리하기로 했다. 나는 소남 물 긷는데 같이 가서 물 떠오고 언니들은 당나귀들 응원하러 가셨다.
물 긷는 데가 꽤 멀리 있었는데 너덜 지대도 있고 물통 들고 오느라 무거워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허리 아픈 애가 고생하는 게 안돼 보여서 온힘을 다했다. 와서 설겆이도 같이 하고.
언니들이 돌아오셨다. 물살이 세서 당나귀들이 머리까지 깊은 물에 빠지고 다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나 보다.
다시 길을 떠났다. 점심 먹고 출발하니 비가 쏟아진다. 바람막이로는 어림도 없는 비다. 나는 정말 우비가 싫다. 높은 고도에서는 우비가 추위를 막아주미만 낮은 곳에서는 덥기만 할 뿐이다. 완전 사우나라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 풀숲을 헤치며 가는 통에 바지가 다 젖었다.
다행히 오래 가는 비가 아니라 금방 그쳤다. 우비 벗고 어느만큼 올라가니 평원이 나온다. 오늘은 이 곳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원래 목적했던 캠프까지는 두 시간을 더 가야하는데 이미 3시라 멈추기로 했다. 조삼모사지만 어쨌든 나는 쉬어서 신났다.
저녁으로는 너무 맛있는 피자가 나왔다. 식사하고 모닥불 피운 데 가서 젖은 신발 말리고 실없는 농담하며 웃었다.
트레킹 2주. 침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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