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2024.8.10.
띠야르 넘어 캠프 사이트 - 망리 - 룸사 근처 캠프 사이트
아침에 산나물과 우거지 된장국을 먹었다. 비릅나물과 메밀이엇나? 어디가서도 못 먹는 히말라야 유기농 산나물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펨바 다이를 따라서 걷기 시작. 오늘도 걸을 때 되니 다행히 날이 갠다. 나도, 희숙 언니도 그리고 우리 모두 느끼는 거지만 길이 편해져서 사진 찍을 여유는 더 있는데 참 걸을 맛이 안 난다. 마을과 마을 사이 잇는 길이라 걷는 재미도 없고 산세도 이제껏 보아왔던 것에 비하면 아쉽고.
램블러 임시 저장 개수가 30개이다. 여기는 와이파이가 안돼서 업로드 할 수가 없는데 이미 30개가 다 차서 더이상 기록할 수가 없다.
아침에는 그래도 해가 안나서 좀 걸을만한데 9시 반 10시 넘어 해가 뜨기 시작하면 덥기 시작하고 점심 이후에는 너무 더워서 작살난다. 4,000m 길도 없는 경사길도 오르고, 헉헉거리며 5,000m 고개도 힘겹게 넘었는데 이쪽 길은 왜이리 피곤하고 속도도 잘 안날까?
망리 마을. 이제껏 만난 마을 중 가장 큰 마을이었다.
가구 수도 많고 마을 자체가 무척 컸는데 사람 키보다 큰 옥수수 미로 숲이 있었다.
옥수수밭이 하도 크고 길이 좁아서 한 번 들어가면 어디로 나오는지 모르겠다. 나랑 희숙 언니도 길 잃을 뻔하다가 마을 꼬맹이들이 길 알려줘서 다행히 길 안 잃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원숙 언니랑 미선 언니는 길 잃으셔서 소남이 델구 나왔다 ㅎㅎ
그리고 나는 높은 데서도 멀쩡했는데 밭두렁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졌다;;
옥수수 외에 수수, 꼬두(창의 원료)도 있었다.
고난이도 망리 마을을 지나 길가. 말 그대로 길가에 자리 깔고 밥 해먹었다. 마을길을 지나니까 오히려 길이 뚫려 있어서 동네 사람들도 너무 많이 지나고 화장실 찾기도 힘들다.
길가에 호스로 연결한 물이 잘 나와서 자리잡고, 린지가 마을에서 사 온 쌀과 고기로 가이꼬마수(소고기) 커리를 해줬다.
밥 하고 음식하기 기다리는데 그늘은 거의 없고 해가 너무 쨍쨍하다.
햇빛 속에서 맛있게 밥 먹고 다시 길을 걸었다. 너무 덥다. 땀이 주룩주룩 흐르고, 경치는 그닥이고 그냥 걷기만 했다. 그래도 내가 지금 이 길을 거도 있다는 사실이 무척 행복하고 감사하다.
다들 덥고 지쳤을무렵 한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 이름이 뭐였지? 잠시 스탭들을 기다리는데 동네 남자들 질이 안 좋다. 외국 여자들을 우습게 본 건지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질나쁜 농담을 하는 것 같았다.
빠상이 산 스프라이트같은 음료를 마시며, 캠프 사이트 보러 간 펨바와 린지를 기다렸다. 처음 캠핑하려고 간 곳에서는 아까 보았던 동네 청년들이랑 마찰이 있어 다른 곳으로 옮겼다.
땅도 평평하고 나름 넓은데 가까이 물이 없는 게 흠이다. 빨래는 물 건너갔음. 캠프 사이트 근처에서 물 만나면 언니들이 왜 그리 빨래를 하시는지 이해했다. 야영지와 물이 딱 맞아떨어지기 힘들다.
빠상이 나보고 둣 찌야(밀크티) 만들라고 하는 것 같기에 직매 티 끓이는데 옆에서 거들기 + 구경했다. 석유 버너에 물 담을 코펠 올리고 끓이는데 아무리 찾아도 설탕이 없다. 싹싹 뒤져도 없어서 설탕 없이 먹어야 되나 싶었는데 빠상이 설탕이랑 뭐랑 뭐랑 사갖고 돌아왔다.
다시 설탕 넣고 끓여서 찌야 완성하고 디디들한테 배달까지 완료! 재미있었다 ^^
텐트 들어와서 옷 갈아입으려는데 빠상이 오더니 에어매트를 달라고 했다. 바람 넣어준다고.(내 꺼는 진짜 여러번 - 200번 이상? - 눌러야 바람이 들어간다. 흑 언니들 것 부럽다;;)
저녁에 마을에서 만난 인상 나쁜 청년들이 또 왔다. 얼마 후 우리 스탭들과 마을 사람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을 어르신들 앞에서 2,000Rs를 내고 마무리했다고 한다. 나쁜놈들. 껄렁껄렁한 얘들은 도시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산간벽지 마을 인심이 이렇게 안 좋다니... 그래도 돈으로 끝내서 다행이다. 밤에 찾아와서 해코지하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 날은 이상하게 피곤해서 저녁 먹고 7시부터 깜빡 잠들었다 양치하고 다시 잤다. 목욕을 자주 못하는데도 기분 좋을 정도로 살결이 부드럽다! 땀을 많이 흘려서 노폐물이 배출되어서 그런가? 아니면 히말라야 물이 좋아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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