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날짜 2025.9.20.
코스 원효사 주차장 - 원효분소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증심사 - 증심사 주차장
거리 9.9km
소요 시간 4시간 20분(휴식 20분 포함)



비가 와서 일정이 또 연기되거나 취소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연기되지 않았다. 광주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일기예보에서는 트레킹 시작 후 한 시간 정도면 비가 그친다고 했으니 잠시만 쓰다 집어넣을 생각으로 우비를 꺼냈다.

원효사 주차장에서 채비하고 길을 떠났는데 넋 놓고 올라가면 등산로 시작점을 지나칠 수 있다.

원효 분소 앞을 지나 10m 앞 좌측에 무등산 옛길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온다.


무등산옛길은 완만하니 오르기 쉽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에서 그친다던 비가 더 세차게 내렸다. 버텨보았지만 빗줄기가 굵어지기에 집어넣은 우비를 다시 꺼내 입어야했다. 앞서 가든 분들 모두 우비 내지는 우산을 꺼내들고 물 웅덩이를 지나갔다.

목교에는 화장실도 있고 안전쉼터도 있었다. 비가 오니 마땅히 쉴만한 곳이 없었기에 다들 쉼터와 쉼터 앞 벤치에서 쉬면서 간식을 먹거나 식사하고 있었다. 나도 벤치에 자리잡고 앉아 가져간 샌드위치를 먹었다. 다행히 이때부터는 비가 그쳤다.

비가 내려서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살짝 보인 주상절리 돌탱이들.



서석대에 도착했다. 탁 트인 조망에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서석대부터 입석대까지 사진 포인트가 많다는데... 사방이 하얬다... 사진으로 보며 서석대 상상만할 뿐 ㅎㅎ ㅠ


그나마 입석대는 나았다. 입석대 왔을 때 잠시 구름이 걷혀서 무등산이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었다


역시나 새하얀 장불재를 지나 (장불재에도 화장실과 쉼터가 있다. 그러고 보면 무등산은 코스 중간 중간에 화장실이 많았다.)


증심사/증심사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갔다.

점점 하늘이 개기 시작하더니

중머리재에 왔을 때쯤엔 해가 났다.

산에 갈 때 어떤 뷰를 봤으면 좋겠다거나 날씨가 어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올라가는 편인데 무등산은 좀 궁금했다.

왜냐하면 무등산 이름 자체가 '등급이 없다',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 다른 산과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산이라 도대체 얼마나 멋있기에 이렇게 패기 넘치는 이름을 가졌는지 한 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등'이 광주 고유 지명에서 유래됐다는 설, 부처의 깨달음을 상징한다고 보는 설도 있긴 하지만)


하산도 편안한 편이라 쉽게 빨리 내려왔다. 젖은 땅을 밟아 등산화와 스틱이 진흙 투성이였는데 등산화 세척장이 있었다! 에어건은 봤어도 솔까지 물과 솔이 준비되어 있는 등산화 세척장은 처음 본다! 신나서 신발 닦으려고 상체를 숙였다가 배낭에 부착한 핸드폰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떨어졌다. 그것도 하필 하수구 위로 떨어졌는데 핸드폰 뒤에 붙여놓은 카드케이스가 분리되면서 하수구 안으로 들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핸드폰도 그렇고 카드도 그렇고 없어지면 끔찍했기에 조심조심 들어올리는데 정말 식겁했다. 오죽했으면 앞에서 현장 목격하신 분이 "안 떨어져서 다행이네요."라고 말씀하셨다 ^^;
무등산 경치도 못 본 김에 맛있는 남도 음식이나 먹자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하산한 감도 있다. 고기 꿔 먹거나 백숙 먹을 것도 아니고 정갈한 한식을 먹고 싶었는데 처음 들어간 가게는 브레이크 타임이었고 두 번째 들어간 가게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그런데... 전라도도 맛 없을 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날. 흑 ㅠㅜ

산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나중에 또 연 되었을 때 다시 와야지 뭐.
'바다 안 여행 >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연인산 최단코스(백둔리 - 소망능선 - 정상 - 원점회귀) (0) | 2025.10.20 |
|---|---|
| 해남 두륜산(오소재 약수터 - 노승봉 - 가련봉 - 두륜봉 - 대흥사) (1) | 2025.10.07 |
| 해남 달마산, 달마고도, 서해랑길, 땅끝 (1) | 2025.09.14 |
| 오대산 (진고개 - 노인봉 - 소금강주차장) (0) | 2025.09.08 |
| <진안> 탑사, 은수사, 마이산 암마이봉 (3) | 2025.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