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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안 여행/등산

새해맞이 지리산 2박 3일 산행(백무동 - 벽소령 - 노고단 - 당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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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026.1.8.-20.

 

Day 1. 백무동 - 장터목 - 벽소령 

Day 2. 벽소령 - 노고단 

Day 3. 노고단 - 당동 마을 

 

 


 

 

 

올해로 세 번째인, 언니들과 함께 하는 새해맞이 지리산 등산! 동서울 터미널에서 언니들과 만나 백무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나도 그렇고 언니들도 그렇고 다 새 가방 ㅋㅋ

 

 

백무동 도착. 사라 언니랑 오라버니는 백무동으로 바로 오셨고,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마쳤다. 으으.. 춥다..

이전에 쓰던 가방이 작아서 확장형 55리터로 장만했는데.. 너무 무겁다.. 예전에 52리터까지 거뜬히 멨던 것 같은데 어쩜 이렇게 무거울 수가 있지? 게다가 코펠, 버너, 반찬 같은 건 언니들이 다 챙기시고, 나는 매트나 침낭도 안 챙기고 고작 내 개인 물품과 간식 약간밖에 준비 안했는데 너무 너무 무겁구나.. 체력이 떨어져서인가? 

 

무게와 추위와 싸우며 끙끙대며 참샘 쉼터까지 올라갔다. 

아~ 따뜻하다~~ 몽골에서 매일 우리에게 온기를 줬던 리액터는 오늘도 열일했다. 이거 볼 때마다 나도 *베* 사지 말고 리액터 살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동이 터 오는데 이맘때가 가장 추웠다! 너무 춥고 무거워서, 희숙 언니 표현을 빌자면 무아지경 속에 장터목까지 갔다. 

 

따땃하고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여기에서 사라 언니 오라버니는 왔던 길로 내려가셨다. 

추위에 대비해 단단히 채비 중! 원숙 언니가 바람막이 바지 빌려주셨는데 그거 없었으면 2박 3일 산행 동안 동사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언니가 사 주신 내 바람막이 바지는 어디 갔을까? 어딘가에 너무 잘 모셔두어서 이번에 가는데 못 찾았다.

올 겨울은 전국적으로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지리산에도 눈이 거의 없었다. 작년에는 눈이 너무 많아서 벽소령까지 가지도 못하고 화개재에서 탈출했는데. 날씨가 참 신기하다.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 도는 첩첩산중. 그 와중에도 산그리메는 너무 아름답다. 

해가 떠서인지 장터목 지나고 나서는 추위가 덜해졌다. 

세석에서 창문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빛 받으면서 휴식. 

다시 길을 떠났다. 언제나 느끼는 건데, 언니들은 날아다니시고 나는 뒤에서 간신히 쫓아간다. 오기 전에 나름 근육 운동 열심히 하고 와서 슉슉 잘 올라갈 줄 알았는데 운동한 건 다 어디로 간 건지 조금도 도움이 안되는 구나. 

벽소령 도착! 저녁 식사하고, 원숙 언니 네팔 다녀오신 이야기 들으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잠들어 버렸다.

 


 

 

다음 날 아침. 해 뜰 무렵 하늘이 예쁘게 물들었다. 안녕, 새벽종.

 

3년 전에 언니들이랑 처음 지리산에서 만나서 쫓겨난 데가 벽소령이라 그런지 - 그 때 비 때문에 쫓겨나서 의신마을로 내려갔는데 - 벽소령은 뭔가 정이 간다. 

여기에서였나? 짐 싸기 특강 실습이 있었다. 옛날에는 내가 짐 잘 싸는 줄 알았는데 언니들 싸시는 걸 보니, 나는 별로 가져온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언니들은 어떻게 여분까지 넉넉히 챙겨 오셨는데 착착착 잘 넣어 오셨을까 의문이었다.

 

전날 미선 언니한테 이론 수업을 받고, 원숙 언니가 시범을 보여주셨다. 부피 큰 패딩 같은 걸 아래로 빵빵하게 넣고, 큰 것들부터 넣어서 모양 잡으면서 채워 넣으신 것 같은데 내가 다음에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눈 하나 없지만 고고한 산 그리메.

연하천에 도착했다. 예전에 언니들이랑 연하천에 묵었을 때 온 세상이 새하앴는데 ^^ 

라면으로 점심 식사 하고 

작년에 탈출했던 화개재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노고단까지는 가는 길이 평탄해서 사라 언니랑 조곤조곤 이야기하면서 갔다. 

노고단 대피소 도착. 노고단 대피소는 개별 공간이라 혼자 올 때는 참 좋은데 이렇게 같이 올 때는 뭔가 애매하다. 앉아서 얘기 나눌 공간도 없고 각자 방에 들어가면 끝. 

새로 지은 화장실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진짜 무슨 호텔 같다. 안에 물도 나오고. 국립공원 보존하고, 더 많은 사람이 오게 하고, 여기에서 일하시는 분들 생각하면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다. 나는 일본 산에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비박단 단장님은, 우리 나라도 일본 산장처럼 제대로 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걸맞은 가격을 받는 게 낫다고 말씀하시긴 하는데.. 아주 솔직한 심정으로는 굳이 산에서까지 호화로울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더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오는 건데 호화로운 건 내려가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 

그리고 화장실 안에 아무리 씻지 마세요 써 놓으면 뭐하나 싶다. 화장실 안을 감시하는 것도 아닌데 땀 나고 더우면 다 씻고 싶어지지. 차라리 가능성을 만들어 놓지를 말지.  

 

 


 

셋째날 아침, 살짝 눈이 내렸다. 

이런 날씨가 되면 눈 덮인 산장에서 살인 사건(밀실 살인)이 일어나고 탐정이 범인을 찾아내는 그런 얘기가 떠오른다. 물론 범인은 가장 안 그럴 법한 사람이어야 하고. 

 

우리가 산 타는 내내 눈이 없다가 내려갈 때 되니까 예뻐졌다. 그 다음 날도 눈이 온다고 했었나. 그래도 내려가기 전에 이만큼이나마 봤으니 다행인 건가. 

 

자, 이제 하산 준비. 

 

아주 살짝 만들어진 여리여리한 눈꽃 가지를 보며 내려갔다. 

 

 

성삼재 휴게소. 여기가 끝이 아니고 당동 마을로 내려가기로 했다. 처음 가보는 길 ^^

 

낙엽과 함께 은근히 가파른 길을 내려가서 마지막으로 티타임+간식 타임 가지고 

새해맞이 지리산 산행 끝. 재작년에 너~무 예뻤고, 작년에는 눈 때문에 탈출해서 지리산은 늘 그런 줄 알았는데 눈 안 오면 이렇게 삭막하구나.. 흑, 지리산이 안 예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 역시 겨울 산은 눈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며.

그래도 올해도 언니들이랑 같이 새해 시작을 지리산에서 열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라 언니도 함께 했고 ^^ 노고단에서 썼듯이, 2026년 상서로워라~! :) 

예전에 언니들이랑 갔던 삼겹살 데이는 아직 오픈을 안 해서 못 가고, 다른 곳으로! 식사 맛나게 하고, 카페 들렀다 서울로 돌아오기.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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