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29. 16:45ㆍ바다 밖 여행/'22 Pamir, Silk Road
날짜 2022.11.28.
일정 타지키스탄 두샨베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롭게 미리 사 놓은 것들로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짐 싸고 나니 시간이 꽤 남았다.
오늘 국경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보보가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짐 싸들고 내려가 체크아웃하고, 보보와 처음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어? 싶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직감은 좀 맞기도 하는 것 같다. 예컨대 알리랑 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 엄청 반갑게 웃으면서 (나는 알리가 그 동안 내가 인스타로 연락한 여행사 대표/매니저인 줄 알았다.) 악수했는데 이번에는 악수를 하기는 하는데 살짝 손만 잡고 놓는 것이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리스나 알리랑은 달리 유머 감각이라고 해야 하나 장난기가 없어서 재미가 덜하기는 했지만 오늘 4시간이나 같이 가야했기에 불필요한 프레임은 덮어씌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얘가 운전을 너무 험하게 한다. 저 반대편에서 차가 오는 게 보이는데도 막 추월하고 여유있게 가다가 추월하는 게 아니라 큰 트럭 뒤에 붙어있다가 확하고 칼치기 하듯이 추월하고.. 살다 살다 이렇게 운전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판자켄트랑 쿠잔드랑 갈림길이 있고 판자켄트로.
4시간 조금 넘게 걸려서 판자켄트에 도착했다. 두샨베가 너무 따뜻해서 패딩 점퍼가 거추장스러웠는데 여기는 쌀쌀하다.
보보랑 인사하고 돈 지불하는데 120불이라 소모니로 1,300이 넘는 돈을 보여줬다. 그런데 우리는 알리한테 1,200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이미 봉투에 넣어 1,200이라고 적어왔는 걸. 그걸 보더니 알았다고 하고 받고 걸어서 국경을 넘어야 했기에 우리는 짐 좀 정리해서 국경으로 걸어갔다.
타지키스탄 국경에서는 출국 도장 같은 것도 안 찍어준다. 여기로 지나가는 게 맞나 싶게 그냥 쑥 지나가서 우즈베키스탄 국경에 들어갔다. 우즈베키스탄 국경에서 입국 심사를 하고(역시나 내가 선 줄은 늘~~ 오래 걸린다 ㅠㅠ) 짐 검사하고 국경을 나왔다. 여권 검사하는 공무원들, 군인들이나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표정이 더 밝고 친절한 느낌이 든다.
국경 밖에 나오니 예상대로 택시 기사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었다. 오기 전에 미리 숙소에 물어봤지만 숙소에서도 얼마인지 모른다고 했기에 도대체 이 사람들이 부르는 가격이 얼마나 후려친 건지를 알 길이 없다 ㅠ 다들 30만이라고 부르는데 그 중 인상이 가장 좋은 사람을 골라서 25만으로 깎아서 사마르칸트로 들어갔다. (나중에 숙소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는데, 숙소 주인이 그 사이에 택시비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알려줬다. 13~15불. 15만~20만이면 되는데 우리는 좀 더 많이 주고 온 거다. 그래도 뭐,, 그 정도면 잘 했지.)
골목골목으로 들어가서 숙소가 나왔는데 (여기 골목의 물길은 좀 특이하다. 골목의 가장자리에 물길이 있는 게 아니고 희한하게 가운데에 있다.) 소모니 쓰다가 숨 쓰려니 뒤에 많이 붙은 0이 적응이 잘 안돼서 25만을 줘야할 걸 10만을 주고 거스름돈을 달라고 했다. 얘가 황당해하며 서 있길래 우리가 잘못 했구나 싶어서 다시 돈을 제대로 지불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 대문이 잠겨있어서 L 폰으로 전화하니까 청년이 후다닥 뛰어나왔다. 웃는 얼굴이 참 좋은 인상 좋은 청년이었는데 방 안내해주고, 방값도 내고. 지금이 비수기라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여기에 안 있고 옆의 집에 있었나 보다. 그래서 내가 몇 시쯤 도착하는지 물어본 건가?
여기는 웰컴티도 준다. 티랑 감 3개랑 크리스탈에 담긴 우즈베키스탄 설탕도 주고!
숙소는 여기랑 다른 곳 현대적인 스타일로, 이층침대 도미토리식으로 된 곳이랑 고민했었는데 현지 분위기를 더 느끼고 싶어서 이 곳으로 정한 것이었다.
엑설런트!! 주인 인상도 너무 좋아서 사진 한 장 찍어주고 프린트도 해 놓았다.
차 마시며 잠깐 쉬면서 남은 돈도 한 번 정리해보고 사마르칸트에서 부하라로 이동할 기차를 예매했다. 한국에서 사이트 회원 가입해와서 쉽게 될 줄 알았는데 여권 정보도 다 입력해야하고 귀찮아하다 문제는 결제에서 발생. 비자 카드 정보를 입력했는데 러시아어로 나와서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서 내려가서 청년에게 물어봤다.
청년이 엄마랑 엄마 친구랑 이야기 나누고 있다 나와서 도와줬는데 에러가 나고 잘 안된다. ㅠ 이건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엄마랑 엄마 친구랑 + 모자 사진을 찍어드렸다.
방에 들어가서 달리 정보를 입력해보니 결제가 되어서 한시름 놓았다. 내가 끙끙대는 사이에 언니가 검색해놓은 한식당에 저녁 먹으러 가기로 했다. 사실 나는 한국 음식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지만 두 분이 원했기에.
나가는 길에 인화한 사진 선물해드리고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나도 좋다 ^^) 나가는데 청년이 어디 식당을 추천해줬다. 하지만 오늘은 한식당 ‘식후경’으로 갈 거다.
택시 잡아타려고 나왔는데 우리 숙소 바로 옆이 레기스탄 광장이다. 대박 동네 클라스!!
얀덱스 잡아타고 (여기는 비자 카드가 안 되어서 얀덱스 부르고 그 다음에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도착해서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는데 엄청 엄청 신나하던 언니 오빠와는 달리 나는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다. 언니랑 오빠는 그 동안 먹는 둥 마는 둥 했는데 한국 음식을 먹으니 입맛에 맞나보다. 그런데 웃긴 건 나는 한국 음식이 하나도 생각 안 났었는데 습관이 무섭다고 먹으니까 또 잘 먹어진다.
만족스럽게 밥 먹고 레기스탄 광장으로 가서 야경 구경을 했다.
레이저 쇼를 계속 했는데 색깔 없이 그냥 조명만 켰을 때가 제일 예뻤다. 언니는 정말 너무너무 신나했고 오빠도 계속 감탄하고. 나도 실크로드도 좋고 이란에서 본 페르시아 문명이 매력적이었기에 엄청 멋있고 좋았지만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나보다. 계속 타지키스탄이 생각나고 산이 좋고 자연이 좋다..
사진도 찍고 조명쇼 구경하다가 주변 산책을 좀 했다. 조명쇼 구경하는데 애기들(형제)이 궁금해하길래 와서 같이 사진 찍자고 하고 사진 찍고 대화를 시도했으나 그 아이가 영어를 잘 못해서 대화는 잘 안 됐다.
여행갔을 때 자연이 좋고 산이 좋은데 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현지인들이랑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성수기 때 외국인들 엄청 많고 시끌벅적하게 떠들면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런 축제 분위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지금처럼 비수기에 고요하고 한적하게 다니면서 현지 사람들과 인사하고 교류하는 건 참 좋다.
우리는 사마르칸트에서 3일을 묵을 거기 때문에 숙소 들어오는 길에 조그마한 슈퍼에서 family 사이즈 물 사고 들어와서 싱숭생숭한 마음을 정리하며 인터넷 서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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