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5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숙소에 짐 맡기고 청두에서 가장 큰 도교사원인 칭양궁(青羊宫)에 가기로 했다. (쓰촨은 도교 발상지이다.) 택시 타고 가려했는데 걸어가기로 했다. 다 도착해서는 코 앞에 두고 못 찾아서 헤매다가 들어갔는데, 이 지방 최대의 사원답게 규모가 꽤 컸다.
칭양궁(青羊宫)
칭양궁의 이름은 노자가 파란 양을 데리고 이 곳을 오갔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절에 갈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관련 이야기나 인물, 벽화 내용을 알면 더 풍부하게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한국 돌아가면 중국 신화, 티베트 불교, 도교에 대해 찾아봐야겠다.
나올 때는 샛길로 나와서 문화공원(文化公园)으로 들어갔다. 문화공원은 원래는 칭양궁의 일부였는데 문화대혁명 시기에 중국공산당이 여러 회의를 개최할 목적으로 공원으로 분할해 만들었다고 한다.
공원 안에서 외국인이 태극권 비슷한 것을 하고 있기에 구경하러 갔다. 그 사람이 끝마치고 같이 있던 어린 아가씨가 칼을 가지고 시범을 보였다. 꼿꼿하게 쳐든 얼굴에 단아하고 부드러운 자태. 몸놀림이 무척이나 부드러운 가운데 가끔식 공격할 때에는 힘이 들어간다. 정중동, 약중강(弱中强)일까? 물 위를 걷는 듯, 춤을 추는 듯 아름다운 자태에 현혹되어 다 끝날 때까지 바라봤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옆에서 갈쳐주는 사부? 아저씨가 정말로 즐거운 표정으로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었다.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흐뭇하다는 듯이. 진심으로 좋아서, 즐기면서 하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였다.
근처에 유명한 火锅집이 있다고 해서 가려고 했는데 가이드북을 안 가지고 간 데다 이름을 잊어버렸다. ㅠ 그런데 무척 유명한 곳인지 물어보니까 금방 알려줬다. 중국 식당답지 않은 서비스와 깔끔함에 놀라고, 깔끔한 쟈스민 맛에 놀라고, 간만에 대접받는 느낌이라 기분 좋았다. 아삭거리는 배추에 환장해서 생으로 고추장 찍어서 막 먹다가 버섯이랑 풀떼기 익혀 먹는데 그것만으로도 너무 맛있었다. >_< 고기 주문이 제대로 안 들어가서 그 사이에 콩나물, 배추, 버섯 한 접시씩 더 먹고 마지막에 고기랑 면 익혀 먹었는데 맛있다. ^^
천천히 음미하며 먹고 싶었으나 쿤밍가는 기차 시간이 거의 다 되어 후다닥 먹고 숙소 가서 짐 찾고 기차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기차역이 두 개라 헷갈리던 나는 어제 표 산 곳에서 북역이라는 것 한 번 더 확인하고 갔다.) 택시 아저씨가 칼질을 잘 해 주신 덕에 생각보다 일찍 역에 도착했다. 택시나 버스는 역 근처까지 갈 수가 없어서 돌고 육교 넘어가고 하느라 10분 가까이 지났다. 표 검사하고 후다닥 라면이랑 물 사고 기차 탑승!
윗칸에 예쁘장한 아가씨가 타고 上에 청년 둘이 탔는데 우리가 세 명이라 그런가 앉으라고 해도 안 앉고 다들 올라가 있는다. 샹푸에 올라가 있으면 허리랑 목 제대로 못 펴고 있어서 불편한 것 아는데 참,, 시야푸를 두 개 사서 마주보고 가고 정말로 이동식 게스트하우스에 탄 기분이다. 아늑하기도 하고! 바깥 풍경도 구경하고, 때때로 먹을 것도 지나가고, 조금 지루하게 갔는데 어느새 해가 지고 소등 시간이 되어 올라가서 취침! 기차에서 자는 건 예전만큼 편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좋다.
청두(成都) → 쿤밍(昆明)
'China > '14 China-云南, 四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윈난쓰촨(云南四川) #17 쿤밍(昆明) - 석림(石林) (0) | 2018.11.30 |
---|---|
윈난쓰촨(云南四川) #16 쿤밍(昆明) (0) | 2018.11.30 |
윈난쓰촨(云南四川) #14 마얼캉( 马尔康) → 청두(成都) (0) | 2018.11.30 |
윈난쓰촨(云南四川) #13 딴바(丹巴) → 마얼캉(马尔康) (0) | 2018.11.29 |
윈난쓰촨(云南四川) #12 캉딩(康定) → 딴바(丹巴) (0) | 2018.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