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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뜬금없이 사진 한 장과 함께 매튜한테서 연락이 왔다.
매튜와 나는 정확히 11년 전 인레에서 단 한 번 만났다.
09년 세계여행의 시작이었던 라오스, 미얀마.
그 때의 라오스와 미얀마는 내게 정말 특별했다. 철저하게 혼자였고 길 위에 참 많은 감정을 쏟아냈다.
미얀마에서는 20일 정도 머물렀는데 인레에 도착해 혼자 저녁을 먹고 있을 때, 매튜와 젊은 커플이 다가와 함께 식사해도 되겠냐고 했다. 그 날 같이 저녁을 먹고, 다음 날 내 숙소를 한 번 둘러보러 오고, (숙소 주인의 배려로 좋은 방에 저렴하게 묵을 수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내 방을 구경하고 싶어했다.) 여행사 찾아다니며 걸어다닐 때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던 매튜랑 한 번 마주치고, 마지막으로 헤어지기 전에 한 번 더 만났다.
어딘가 특별한 장소를 함께 가거나 같이 오랜 시간을 보낸 건 아니었는데 그에게도 나에게도 그 한 번의 만남이 가볍지는 않았나보다. 긴 여행의 중간중간 소식을 전했고,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가끔, 몇 년에 한 번 뜬금없이 안부 문자를 보내오곤 했다. 그 간 소식 주고받지 않은 지가 꽤 되었는데 미얀마에 다시 가니까 그 곳에서 만난 내 생각이 났나보다. (매튜는 이후로도 미얀마에 몇 번을 더 갔다.)
십 년이 더 지났는데도 연락해주고,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는 사실이 고맙고 따뜻했다.
"I will never forget you."
그래, 나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다시 만나든 만나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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