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다녀온지 십 수년이 지났다. '캄보디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신비한 앙코르와트도 아니고, 가슴 아픈 역사인 킬링 필드도 아니며, 원 달러! 원 달러!를 외치며 쫓아오던 눈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의 아이들도 아니다. 나에게는 일렁이는 붉은 색깔 흙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어쩜 이렇게 흙이 빨간 색일 수가 있는지! 오래 전 캄보디아 사람들은 그 땅 안에서 문화를 꽃피웠고, 지금도 맨발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땅의 생명력은 언제고 다시 넘쳐흐를 것 같다. 라오스의 빛 바랜 황토빛이나 베트남의 청색 섞인 그레이와는 확연히 다른 일렁이는 붉은색. 캄보디아도, 베트남도 그립고, 다시 가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