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5

네팔 - ABC 트레킹 '09

네팔 히말라야 - ABC 트레킹 '09 산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어릴 때 우리집은 매년 어린이날마다 등산을 했고. 수시로 산으로 들로, 유적지로 여행을 다녔다. 뭣 모르고 따라다니던 꼬맹이 시절을 지나 청소년이 되고 나서는 등산이 싫었다. 힘들기만 하고, 어차피 다시 내려올 것 뭐하러 올라가나 싶었다. 이런 마음은 대학 때까지 계속되서 학교 다니는 내내 지척에 관악산이 있었는데도 다섯 번을 안 올랐던 것 같다. 내가 산을 사무치게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건 세계 여행 중 네팔에 가게 되면서 부터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산 한 번 타고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올랐다가 산과 사랑에 빠졌고, 어린 시절 숱하게 산에 데려가주신 부모님, 특히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산은 아빠와의 기억 중 몇 ..

산이 좋아서

20141028 산이 좋아서, 산이 그리워서 네팔로 날아갔다.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그렇게 산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어떤 작은 마을에서 영국인 청년을 만났다. 몇 마디 인사밖에 나누지 않았지만 그 청년은 산행에 부적합해 보이는 큼지막하고 우스꽝스러운 밀집 모자를 배낭에 달고, 마찬가지로 불편해보이는 무지개색 장우산을 가방에 꼽고, 면 티셔츠에 면바지를 입었으며, 얇지만 편안해보이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 청년 주위를 감싸고 있던 공기는 누구보다 가볍고 자유로웠다. 갑자기 스스로가 웃기게 느껴졌다. 우기에 대비한 고어텍스 쟈켓과 등산화, 땀 흡수와 배출을 도와주는 기능성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스틱. 자연을 닮고 싶어서 뛰쳐나왔으면서 산에서조차 나는 온갖 가식과 인위로 무장한 채 아닌 척 하고 있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1. 포카라 - 베시사하르(Besi sahar) - 나디(Ngadi)

2010.7.12 포카라 - 베시사하르(760m) - 불부레(Bhulbule, 840m) - 나디(930m) 트레킹의 첫째날이다. ABC 이건, 라운딩이건 관계없이 포카라에서 트레킹을 시작하려면 택시나 버스를 타고 시작 지점 (ABC의 경우 '나디' 또는 '페디', 라운딩의 경우 '베시사하르')으로 이동해야 한다.(포카라 투어리스트 버스 스테이션 - 베시사하르 : 250Rs, 약 5시간 소요) 베시사하르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 때이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상게'까지 지프 타고 들어갈 수 있다고 했는데,비가 많이 내려서 길이 무너지는 바람에 버스가 '불부레'까지밖에 못 간다고 한다. (베시사하르 - 불부레 : 250Rs, 약 한 시간 반 소요) 끈적끈적한 차 안에서 어서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