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바이크여행 5

바르깔라(varkala)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 그 날 아침만 해도 일출 보면서 신나서 노래부르면서 가다가 차가 별로 없는 일직선의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마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정신이 몽롱했다. 그러다 앞 차가 정지한 건 줄 모르고 들이받았다. (앞 차 브레이크등이 나가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저속으로 가다 부딪혀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쌩쌩 달리다 박았으면 훨씬 더 심하게 다치고 바이크도 남아나지 않았을 것 같다. 어쨌든, 차를 들이받고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서는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괜찮다고 대답하면서 내가 다쳤는지도 몰랐는데 오른쪽 팔이 부러진 것 같다. 오토바이랑 짐은 내팽개치고 릭샤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천만 다행으로 사고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

India/'09-'10 India 2019.02.01

마이소르(mysore)

어느 도시건 제일 먼저 도착하면 하는 일은 미케닉을 찾는 일이었다. 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움푹 파인 곳을 지났다 베어링이 깨지는 건 늘상 있는 일이었고, 캐리어가 끊어져서 덜덜거리고, 심할 때는 머플러도 떨어져나갔다.번잡한 도시를 뺑뱅 돌며 "불렛 미케닉!"을 외쳐 가까스로 찾으면 서너 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이었다. 그러다보면 진이 다 빠져서 도시 구경할 생각이 저만큼 달아나 얼른 숙소 찾아서 씻고 눕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는데,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아쉬운 순간들이 참 많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다 엄청난 소재였는데 남기지 못한 아쉬움, 더 다가가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걱정은 뒤로 미뤄두고 더 더 신나도 좋았을텐데,,그 때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India/'09-'10 India 2019.01.20

인도 바이크 여행

바이크 여행은 나에게 엄청나게 큰 자유를 선물해줬다. 이동의 제약에서 벗어나 흙먼지와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달린 라다크, 잠무 카슈미르는 신이 내린 선물이었다. 내가 다시 라다크를 간다 해도 이 때만큼 자유롭고 신날 수 있을까? 아무도 찾지 않는 시골길. 그 길에서 만난, 동양인 여행자를 신기해하는 눈 큰 인도인들. 유명한 사원이나유적지보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시골길이 더 기억에 남고, 그 때 들이마신 뜨뜻한 바람과 초록 풀내음이 이렇게 그리워질 줄이야. 아무 것도 아니어서 더 오랫동안 살아있는 생생한 기억의 장면들이다.

India/'09-'10 India 2018.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