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3

네팔 - ABC 트레킹 '09

네팔 히말라야 - ABC 트레킹 '09 산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어릴 때 우리집은 매년 어린이날마다 등산을 했고. 수시로 산으로 들로, 유적지로 여행을 다녔다. 뭣 모르고 따라다니던 꼬맹이 시절을 지나 청소년이 되고 나서는 등산이 싫었다. 힘들기만 하고, 어차피 다시 내려올 것 뭐하러 올라가나 싶었다. 이런 마음은 대학 때까지 계속되서 학교 다니는 내내 지척에 관악산이 있었는데도 다섯 번을 안 올랐던 것 같다. 내가 산을 사무치게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건 세계 여행 중 네팔에 가게 되면서 부터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산 한 번 타고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올랐다가 산과 사랑에 빠졌고, 어린 시절 숱하게 산에 데려가주신 부모님, 특히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산은 아빠와의 기억 중 몇 ..

<안나푸르나 라운딩>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마치고

20100728 15박 16일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어제 포카라로 돌아왔다. 아스팔트 위를 걷는 느낌이 낯설고, (무릎에 부담이 상당히 간다.) 차소리, 오토바이 소리, 건물 짓는 소리가 달갑지 않고, 심지어 쾌적한 숙소와 맛난 음식들을 봐도 시큰둥한 걸 보니 벌써부터 산이 그립고 아쉽나보다. 이런 마음이 들까봐 침낭이고, 모자고, 물 세정제, 손전등, 물통 등등 쓸만하지만 당장 필요가 없는 녀석들을 모두 기증해버렸는데 안타깝게도 난 여전히 산을 그리워하고 있고, 산 속에서 더 있을 수 없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떠나기 전 가장 걱정한 건 비와 고산병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걷는 동안 폭우가 쏟아진 적은 많지 않았다. 오후에 숙소에 도착하면 세차게 비가 내리다가도 아침이 되면 비가 그쳤고, 보슬비를 맞고 걸은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