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안 여행/등산

지리산 산행(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 - 원점회귀)

kai.lasa 2024. 4. 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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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코스 중산리 - 천왕봉 - 장터목 - 원점회귀
일시 2023.11.12.
 


 
밤 버스 타고 중산리 가기. 지리산 갈 생각하니 설렌다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매주 금, 토 11:30pm에 중산리 가는 버스가 있다.
 

도착 전에 기사님께서 안전 사고 나지 않게 정신 차리고 스트레칭도 하라고 깨워주시는데 계속 못 자다가 막 잠든 터라 일어나기 싫었다;;; 학교 다닐 때 생각나네 ㅋ

컴컴하니까 처음에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이 잘 안잡혔는데 같이 버스에서 내리신 분들이 우르르 가는 방향으로 따라 올라갔다. 

우리 버스에서 내리신 분들 말고도 자차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올라갔다. 그런데 나는 걸음이 느려서 모두들 나를 지나쳐서 간다. 나보다 늦게 가시는 분을 본 적이 없다. 뭐 이건 늘 있는 일이었으니까 ^^; 

로타리 대피소

걸으니까 금방 더워져서 안에 입은 경량패딩 벗고 올라갔는데 로타리쯤 가니까 정말!!! 춥다!!! 다시 배낭에서 패딩 꺼내 입고 채비하느라 장갑 한 번 벗었을뿐인데 손이 너무너무너 시렸다!!! 맞다.. 오늘 한파주의보라고 했었지 ㅠ 해가 뜨면 좀 나아지려나? 진짜 춥다 ㅠ

해가 뜨고 나서 보니 사방이 눈꽃이다!!! 예뻐!!!!

 

 

열심히 올라가는데 중산리쪽으로 내려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장터목에서 묵으신 분들인가? 일출 보러 천왕봉 올랐다 내려오는 길이겠지?

드디어 천왕봉!! 나는 천천히 올라서 일출 시간은 지나서 천왕봉에 도착했는데 일찍 도착했어도 오늘 날씨로는 쨍한 일출은 못 봤을 것 같다. 그런데.. 천왕봉에 도착하니까 정말 무지막지하게 춥다....... 너무 추워서 손도 금방 얼고 이 다음에 장터목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너무너무 추웠지만 산은 너무나 예쁘다. 그러고보니 나는 겨울을 싫어하고 여름을 좋아해서 (겨울에는 겨울잠 자느라 거의 움직이지를 않는다.) 여름산만 탔지 겨울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눈꽃 본 것도 처음이었는데 겨울 지리산 역시 예쁘구나 ^^

 

 

장터목대피소까지 이가 달달 떨릴 정도로 정신 못차리게 추웠는데 길에서 만난 어르신이 "아가씨 머리카락에 눈꽃이 폈네~"하면서 지나가셨다. 센스쟁이 어르신 ^^

 

 

장터목대피소! 장터목대피소는 원래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춥다가 만나서 그런지 너무 반갑다 :)

 

몸도 녹일 겸 아침 식사하러 취사장에 들어갔는데 식사하시는 분들로 이미 꽉 찼다. 자리가 없어서 문가에서 먹었는데 찬 바람이 숭숭 들어와서 밥 먹는 동안도 너무 추웠다 ㅠ 추위와의 사투구나.

원래 계획은 세석까지 가서 하루 묵고 백무동으로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추위 때문에 계획을 전면 수정해서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산에 오래 머무는 것 좋아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겨울산이 처음이라 방한과 보온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여름에는 아무 티셔츠나 입고 등산해도 내려와서 갈아입으면 그만이었는데 겨울 산행은 장비와 옷을 갖춰야 되는 필요성을 제대로 느꼈다. 겨울 등산복이 없어서 챙겨입은 옷도 그닥 따뜻하지 않았고 바람막이도 없어서 보드복 입고;;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은 해도 나고 따사롭고 평화로웠다. 새벽과 아침의 추위와 비교하면 딴세상이라 룰루랄라 신나게 걸어갔다.

 

 

 


카페 중산리
 
산 거의 다 내려갈 때쯤 한 무리의 사람들이 테이크아웃 커피잔 들고 있는 걸 보고 커피!! 나도 커피!! 따땃한 라떼 한 잔 마시고 싶어서 저 분들 도대체 어디서 커피 사신 거지? 싶었는데 아래쪽에 '카페 중산리'라는 카페가 있다. 들어가서 커피 한 잔 시키고 잠시 쉬는데 몸 녹이라고 사장님이 난로에 불도 지펴주셨다. 

사장님 댁이 카페 바로 맞은편에 있는 건물이라 하셨는데 부럽다... 일터랑 집이 다 지리산에 있어서 너무 좋으시겠다 ㅠ

중산리 두류생태탐방로를 마저 내려와서 하산 끝. 새벽에 올라갈 때는 어차피 아무 것도 안 보이니까 아스팔트 길로 올라가도 상관 없었는데 중산리쪽으로 하산한다면 두류생태탐방로 내려와서 산책하듯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산리 도착! 새벽에 컴컴할 때 봤을 대와는 사뭇 다르네 ^^ 버스 시간 기다리며 커피 한 자 마시고 돌아갔음.

추웠지만 너무 예뻤던 지리산. 곧 다시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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