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안 여행/등산

지리산 2박 3일 산행(새재마을 - 치밭목 - 천왕봉 - 원점회귀)

kai.lasa 2024. 4. 2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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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일시 2023.10.15.-17.
 
코스
 Day 1. 새재마을 - 삼거리 - 무제치기 폭포 - 치밭목대피소
 Day 2. 치밭목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 - 원점회귀
 Day 3. 치밭목 - 무제치기 폭포 - 새재마을 
 
거리 및 소요 시간
 새재 - 치밭목 4.5km, 2시간 40분(휴식 20분 포함)
 치밭목 - 천왕봉 - 치밭목 약 6.8km, 7시간(휴식 약 3시간 포함)
 
 

 
 

 

 


 
너무 너무 좋아하는 지리산! 치밭목 쪽으로는 한 번도 안 가봐서 그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사실 치밭목 쪽으로는 탐방객들이 많이 안 다니기도 하고 올라갔다 장터목에서 자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겠지만 나는 이 루트로는 한 번도 안 가보기도 했고, 치밭목에 갈 목적도 있어서 2박 3일 여유있는 일정으로 다녀왔다.
 
Day 1
새재마을 - 삼거리 - 무제치기 폭포 - 치밭목대피소
 
- 대중교통 이용시에는 대원사계곡길에서 내려서 올라가고 하산시에도 이 곳에서 버스 타고 나가면 된다.
- 자차 이용, 원점 회귀 계획이라면 새재마을에 차를 두고 가면 된다. 
 

예전에는 등산을 주구장창 여름에만 해서(봄, 가을도 약간 하긴 했음) 가을 지리산은 처음이다. 이 쪽으로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더니 백무동이나 중산리에 비해 마주친 탐방객 수가 현저히 적다. 그 덕에 더 호젓하게 지리산을 즐기는 기분이었다.

울긋불긋 단풍 든 색깔이 참 예쁘다.

첫째날 목적지가 치밭목이었기 때문에 난 점심 즈음 여유있게 출발했고, 2시간 조금 넘어 치밭목대피소에 도착했다. 리모델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대피소가 깔끔하고 아담하다. 
 


 
Day 2
치밭목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 - 원점회귀
 
오늘은 천왕봉에 올라갔다 올 계획이다. 치밭목에서 천왕봉 올라갔다 내려와서 새재마을이든 대원사든 하산하려면 꽤 빡세고 긴 일정이겠지만 나는 천왕봉에 올랐다 치밭목에서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그래서 아침 식사만 간단히 하고, 가볍게 간식이랑 점심 먹을 것만 챙겨서 올라갔다.

 
 

산그리메!!!! 지리산에서 보는 첩첩 산그리메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풍경이다. 봄에도, 여름에 보아도 예뻤는데 가을에도 역시 예쁘다 ^^

 

 

써리봉에서. 바람이 불고, 이 곳에서 잠시 쉬었었지.

 

 

중봉 안전쉼터. 올라갈 때 내려올 때 다 이 곳에서 쉬었다 갔는데 이 다음에 중봉 안전쉼터가 사라져도 난 평생 여기를 못 잊을 거다.

 

 

드디어 천왕봉! 보통 천왕봉에는 늘 사람들이 많아서 정상석이랑 같이 사진 찍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다른 때에 비해서 사람이 덜해서 정상석이랑 사진도 찍었다.

천왕봉에서 아주 약간 내려와서 한적한 곳이 있기에 싸들고 간 간식이랑 점심 먹었다. 토마토도 맛있고, 유부 초밥도 맛있고, 컵라면도 맛있고, 심지어 초코파이마저 맛있다!! 산에서 먹는 건 정말다 맛있다.

 

내려올 때는 올라갔던 길을 고대로 되짚어 내려와서 치밭목에서 맛나게 저녁 식사했다. 

 


 
Day 3
치밭목 - 무제치기 폭포 - 새재마을 
 
이제 내려가는 날이다. 대피소에서 아침 식사하고 배낭 꾸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첫째날부터 계속 느낀 거지만 가을 등산옷을 입는다고 입었는데 쌀쌀하다. 뭘 더 껴입거나 더 따뜻한 옷을 입을 것을…첫째날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은 상태에서 산을 타서 그런지, 매순간 너무 좋으면서도 서글퍼 이번 산행은 쓸쓸하고 시렸다. 

 기억하고 있던 여름의 후덥지근한 공기 대신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내내 불었고, 햇빛에 반짝이는 물 든 나뭇잎과 산은 아름다웠지만 참 슬프게도 아름다웠다. 

나는 바라고, 그립고, 슬프지만 내 바람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겠지. 그렇게, 이루어질리 없는 헛된 기대와 바람을 꾹꾹 눌러 아무도 모르게 꽁꽁 싸매 지리산에 묻어두고 왔다. 뭐든지 품어주는 한결같은 어머니 지리산은 내가 두고 온 어리석은 바람도 탓하지 않고 괜찮다 괜찮다 그저 지켜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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