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지난 티벳 여행기
20070705
라싸(拉萨) -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藍天白雲
해발 3,650m의 라싸는 7세기 티벳을 통일한 송첸감포가 수도를 옮겨오면서 티벳의 중심이 되었다. 17세기 제 5대 달라이 라마가 시가체 지방의 왕들을 평정하고, 통일 티베트의 수도를 라싸로 옮겨오면서 라싸는 다시 티베트 정치와 종교의 중심이 되었다.
티벳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갑자기 오게 된 거라 포탈라궁에 가려면 티켓을 하루 전날 줄 서서 사야 한다는 사실도 그 전날 다른 여행자를 통해서 알았다. 아침 7시에 일어나자마자 혹시나 표를 못 사면 어쩌나 걱정하며 라싸에서 내내 타고 다니던 삼륜차를 타고 포탈라궁에 갔다. 그런데 티벳 하늘.. 완전 완전 끝내준다... ㅠㅜ 내가 높은 곳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해 주는,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파란하늘.
부리나케 준비하고 도착해니 8: 30. 아직 매표 시작도 안 했다.
그래서 우선 대조사/조캉사원에 가보기로 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광장이 아직 한산했다. 그런데 옷을 더 사야하나 싶을 정도로 라싸의 아침은 생각보다 정말 추웠다. 추위도 녹일 겸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조캉사원에 들어갔다.
# 조캉 사원(大招寺)
티벳 사람들의 마음 속에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성스러운 곳. 수많은 장족들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어서 경문을 돌리고 기도문을 외우며 사묘를 돌았다. (절 내부는 사진 찍을 수 없다.)
아래로는 오체투지 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관광객들도 보이고,
바코르(八角街)도 내려다 보이고,
햇빛에 반짝 반짝 빛나는 금빛 지붕도 보인다.
사람들 발길에 채이면서 본 티벳 사원, 경건하게 기도를 올리는 티벳 사람들은 카스에서 느낀 것과는 또 달랐다. 어느 쪽이 더 성스럽고 더 경건하다는 것이 아니라 신강에서 느낀 밝고 경쾌한 느낌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다시 포탈라궁 티켓을 사러 가서, 다행히 두 시간 정도 기다려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표를 샀다. : )
- 포탈라궁 옆쪽으로 티켓 사러 가는 길
유스호스텔에서 吉日호텔로 숙소를 옮기고, 세라사(들장미 사원)으로 떠났다.
# 세라사
붐비는 조캉사원과는 달리 사람도 별로 없었고 무척 한산했다. 한국의 절이 산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것처럼 길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절이 나왔는데 하늘이 너무너무 예뻐서 오색 찬란한 티벳 절과 묘하게 잘 어울렸다.
여유 있게 돌아보다가 오후 3시 시간에 맞춰 변경(비엔징)하는 것을 보러 갔다. 세라 사원 앞마당 정원에 스님들이 모여앉아 일대일 토론을 하는 것인데, 한 사람이 질문하면 상대가 대답을 하는 것으로 진행되며, 즉시 대답하지 못하면 탈란한다. (마치 배틀처럼 ^^;) 엄숙한 분위기에서 한 명씩 의견을 내는,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완전 달랐다. ㅎㅎ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박수치는 건 동의한다는 뜻이고, 반대로 박수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다시 돌아와서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표, 라싸에서 북경까지 가는 기차표, 남초 가는 법을 알아봤다. 식사도 배부르게 하고 소화시킬 겸 산책하다 아침에 얼핏 지나간 바코르 광장을 쭈욱 돌았다.
# 바코르
바코르는 라싸의 4가지 코라 중 가장 대표적인 코라라고 한다. 순례자들이 라싸에 당도하면 바코르를 따라 돌면서 부처님을 만날 준비를 한다. (도는 방향은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함!)
친구와 맥주 한 잔 하러 어느 바에 들어갔다. 배경 음악으로 인도, 네팔, 티벳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날 기분 좋게 마신 맥주 때문에 자다가 숨이 차서 밤을 꼴딱 새게 될 줄 미처 몰랐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고도가 높은 곳에서 마시는 술은 한 잔 술이 서너 잔을 마신 것과 같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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