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6
* 샹그릴라(香格里拉)
버스 터미널에 갔다. (어제는 숙소에서 터미널이 엄청 가까운지도 모르고 택시 탔는데;;) 내일 샹청(乡城) 가는 표를 사고, 고성(古城)까지 걸어갔다. 그런데 눈도 오고, 춥고, 거리도 꽤 되어서 정작 고성에 도착했을 때에는 산까지 더 올라갈 힘이 안 났다...
다 타버려서 폐허가 되어버린 고성. (* 2014년 1월 샹그릴라 두커쭝 고성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242채의 목조 건물이 소실되고, 큰 재산 피해가 있었다. ) 내가 가기 바로 전에 샹그릴라 고성에서 큰 화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정말 아무 것도 남지 않고 다 타버렸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이 곳에 사람들이 살고, 활기가 넘치고, 밤에는 사방가(四方街)에 모여 '궈좡(锅庄)’ 춤을 추며 즐기는, 그런 아늑한 곳이었을텐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 곳 사람들은 상심이 얼마나 클까?
오래지 않아 복구를 하고 새로 건물이 들어서겠지만 고성 아닌 고성이 될 것이다. 관광지를 위한 고성이 되어버릴 것이 분명하기 매력이 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점심 식사 한 식당에서 만난 아이들
식사하는 동안 아이들한테 카메라 쥐어주고 놀게 했는데, 아이 아빠가 불안한지 자꾸만 카메라를 돌려주려고 하셨다. 장난기 많은 남자 아이 둘이 어찌나 역동적으로 사진을 찍어대던지 ㅋㅋ 아이들 사진 이야기는 <꿈을 찍는 카메라 -중국>편에 있다.
추위에 떨다 숙소에 들어와서 모두 한 시간 반 가량 자다 일어난 뒤, 송짠린쓰(松赞林寺)에 가기로 했다. 실은 감기 기운데 머리도 지끈거리고, 콧물은 줄줄 흐르고.. 아까 나갔을 때 너무 추웠기 때문에 그냥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언니가 먼저 일어나서 깨운 덕에 갈 수 있었다. 버스 타고도 갈 수 있댔는데 정류장 찾는 데 실패했다.. 입장 시간에 늦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 해서 택시 타고 갔다.
# 송짠린쓰(松赞林寺)
윈난성 최대의 티베트 사찰로 포핑샨(佛屏山)에 세워졌다. 티베트어 공식 명칭은 간덴 쑴첼링 곰파로, 간덴은 겔룩파, 쑴첼링은 '3명의 신선이 살던 땅'을 의미한다고 한다. (곰파는 사원이라는 뜻)
입장 티켓 가격이 올랐는지 생각보다 비쌌고, 생각치 못했던 셔틀비까지 내야했다;; 중국 정부가 돈 벌려고 아주 작정을 한 것 같다. 어제 도착 때부터 눈이 내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계속 내려서 몹시 추웠다. >_< 역시 겨울 여행은 힘들구나...
'리틀 포탈라'라 불리는 '송짠린쓰'에 들어가서 차근차근 구경하고, 오빠는 스님들 구역에 넉살 좋게 들어가서 비디오 찍고 밥까지 얻어먹고 올 뻔하고 ^^ 그렇게 잘 둘러보고 돌아왔다.
올 때에는 버스가 이미 끊겼는데 택시도 안 잡히고, 히치 하이킹도 안되고,, 앞에 있던 빵차랑 흥정해서 숙소까지 갔다. 저녁 때에는 열려 있는 식당 아무 데나 들어가서 밥 먹었는데 나름 맛났다! 이연걸 닮은 인상 좋은 아저씨? 청년?도 친절했고. 문가에 앉았는데 계속 문이 열려서 춥다 하니까 화로를 발 밑에 넣어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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