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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17 India

<스피티 밸리> 5. 로싸르(Lossar) → 단카르(Dhankar)

by kai.lasa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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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7.10.3.
경로 로싸르(Lossar) → 카자(Kaza) → 타브(Tab) → 단카르(Dhankar) 
 
 


 
 
나 당신께 항복하리니
나의 목소리로 신의 말을 하게 하시고,
나의 손과 발로 신의 일을 하게 하시고
나의 마음에 신의 사랑이 가득하게 하소서.
 
내가 찾던 것
보고 싶었던 풍경
만나고 싶었던 나
찾고 싶었던 질문의 해답
내가 가지고 있는 열쇠
나 또한 신과 함께 춤을 추고 싶다.
간절히.


 
 
아침 7시경 로싸르에서 출발했다. 2시간 정도 달리니 곧 카자(Kaza)에 도착했다.
 
 
카자(Kaza)
 
카자는 스피티 밸리 지역에서 가장 크고 가장 발달된 고도 3,800m의 도시이다.
로탕 넘는 퍼밋은 델리에서 차 예약하면서 받아뒀는데 타보(Tabo)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퍼밋은 카자에서 받기로 했다. 퍼밋을 발급 받으려면 여권 사진 3장이 필요했다. 문제는 우리가 정보를 전달받지 못해서 여권 사진이 필요한 줄 몰랐다는 것이다. 카자는 비교적 큰 도시라 사진관이 있다기에 물어 물어 찾아갔다. 이쪽에 가면 저쪽으로 가라하고 저쪽으로 가면 여기에서는 안된다고 하고. 

그러다 뒤늦게 생각해난 것이 셀피 포토 프린터였다! 그래 우리는 사진사였던 것이다. 해외 오지 마을의 아이들과 사진 촬영하고, 사진을 찍어 선물해주기도 하는 <꿈을 찍는 카메라> 프로젝트의 내공이 쌓인지라 여권 사진을 즉석에서 찍고 인화해버리기로 했다.
여권 사진은 배경이 하얀 색이어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분홍색 벽에서 노출 날리고 두 명씩 앉아서 사진 찍고 포토 프린터로 인화했다. 퍼밋 받는 건물 옆에 철푸덕 앉아서 퍼밋 신청서 열심히 작성하고 이제 신청하러 고!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했다. 4*6 사이즈로 인화했으니 여권사진 규격에 맞게 잘라내야 하는데 우리 중 아.무.도. 가위나 칼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건물 안에 들어가니 퍼밋 받으려는 서양인들이 밖에서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가위나 칼 좀 빌릴 수 있겠냐 물으니 퍼밋 담당 아저씨는 그런 것 없단다. 이래봬도 공무 처리하는 사무실인데 가위나 칼 하나 없다니!
 
수속 기다리던 스위스 여행자가 바지춤에서 과도를 하나 꺼내줬다. L이 잘 안드는 과도 가지고 12장(3장*4인)을 하나씩 하나씩 자르는데 담당 아저씨가 보고는 혀를 끌끌 차며 한심한 눈으로 바라봤다. 

아저씨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여권과 신청서 내용을 손으로 옮겨 적더니 다른 곳에 가서 퍼밋에 도장을 찍어왔다. 시간이 엄청나게 걸려서 한국에서라면 속에 천불이 났겠지만 정말 성실히 일하셨다 ^^ 일하시는 모습을 L이 찍어서 마침 포토 프린터도 옆에 있는 김에 뽑아서 드리니 무척 마음에 들어하셨다가도 바로 다시 일에 열중하셨다 ㅋㅋ
 
퍼밋 받고(퍼밋 받느라 2시간 정도 걸렸다.) 타보에 도착했다. 카자에서 타보까지 온 만큼 동쪽으로 가면 중국 티베트이다. 

새니는 타보에서 묵겠냐 그 다음 마을인 단카르에서 묵겠냐 물었다. 타보는 딱히 묵고 싶은 느낌은 아니라 단카르에서 묵겠다고 했다. 고산증 때문에 일행의 상태가 안 좋기도 했고 더 예쁜 마을에서 묵고 싶었다.
 
 
단카르(Dhankar)
 
단카르까지 가는 길도 예뻤지만 중간에 차 세우고 내려다본 계곡은 장관이었다. 

고도 3,970m의 단카르 마을은 너무나 아름답다. '단카르'라는 말은 지역 방언으로 요새를 뜻한다고 하는데 작은 마을을 거대한 산이 품어주는 듯한 형상이다. 

사원 앞에 동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쪼그만 아이들 여럿이 꼬물꼬물 놀고 있는 동네 분위기도 좋았다. 네 명 다 처음으로 입을 모아 감탄하며 여기에서 이틀 묵고 싶다는 말을 했다. 

사실 그간 이동이 너무 많긴 했다. 일행 중 두 명이 고산증 때문에 힘들어해서 하루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될 것 같아 새니에게 단카르에서 하루 더 묵어가자고 이야기했더니 새니는 안된다고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따뜻한 뗀뚝과 뚝바로 속을 다스렸다. 

해가 지자 하늘에 별이 총총 박혔다. 추석이라 달이 휘황찬란해서 별 사진 찍기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하늘 가득한 별이었기에 별 구경하고 별 사진 찍다 8시 반경에 잠들었다. 피곤하기는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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