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2 <안나푸르나 라운딩>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마치고 20100728 15박 16일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어제 포카라로 돌아왔다. 아스팔트 위를 걷는 느낌이 낯설고, (무릎에 부담이 상당히 간다.) 차소리, 오토바이 소리, 건물 짓는 소리가 달갑지 않고, 심지어 쾌적한 숙소와 맛난 음식들을 봐도 시큰둥한 걸 보니 벌써부터 산이 그립고 아쉽나보다. 이런 마음이 들까봐 침낭이고, 모자고, 물 세정제, 손전등, 물통 등등 쓸만하지만 당장 필요가 없는 녀석들을 모두 기증해버렸는데 안타깝게도 난 여전히 산을 그리워하고 있고, 산 속에서 더 있을 수 없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떠나기 전 가장 걱정한 건 비와 고산병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걷는 동안 폭우가 쏟아진 적은 많지 않았다. 오후에 숙소에 도착하면 세차게 비가 내리다가도 아침이 되면 비가 그쳤고, 보슬비를 맞고 걸은 적.. 2010. 12. 17. <안나푸르나 라운딩> 0-0. 그래서 나는 네팔로 갔다. 20100707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 타이밍(적절한 시기)이 있는 것처럼, 그리고 수많은 만남 가운데에서도 더 특별하고 연이 깊은 만남이 있는 것처럼 사람과 장소 사이에도 그런 타이밍과 특별한 연이 존재하는 듯 하다. 작년에 집을 떠나온 이래 계속해서 서쪽으로 이동 중이던 나의 발걸음을 잡아 끈 것은 다름아닌 '히말라야'였다. 중동의 미칠듯한 태양, 메마른 산, 내 몸 안의 모든 수분이 말라버릴 것 같은 건조한 공기, 황량한 벌판, 사막, 무엇보다 친절한 무슬림들. 모두 다 무척 좋았지만 무의식 중에 몸과 마음은 푸르름과 물기를 살짝 머금은 공기를 그리워하고 있었나보다. 그래, '산이 나를 불렀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겠다. 서쪽으로 가던 내게 산은, '지금 어서 내게 오라'고 손짓을 했고, 그렇.. 2010. 12. 15. 이전 1 ··· 43 44 45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