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지난 실크로드 여행기
20070627
쿠얼러(库尔勒) - 계획은 어그러졌지만 같이 해서 좋았던 곳.
우리가 쿠얼러에 간 목적은 단 하나였다. 쿠얼러에서 허티엔까지 사막공로를 타고 타클라마칸 사막을 달리는 것! 생각만 해도 신이 났다. 그런데..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당연히 오전에도 버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밤 버스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밤 버스를 타고 가면 밤새 사막은 하나도 못 본 채 동틀 무렵 목적지에 도착해 버린다. 이런이런,, 사막 보려고 사막공로 타는데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가이드북을 찾아가며 일정을 급 수정했다.
그래. 그냥 카스(카슈카르)로 가버리자. 사막공로 못 타는 건 너무 아쉽지만 카스 갔다 허티엔 갔다 거기에서 공로를 타면 일정이 모자란다. 어쩔 수가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수밖에. ㅠㅜ
카스 가는 버스는 침대버스였기 때문에 버스 탈 때까지 시간이 비어버렸다. 그 때까지 뭐 할까? 어디 갈까?? 결국 보스텅후에 가기로 했다.
# 보스텅후
분명히 가이드북에는 보스텅 후 근처에서 말 탈 수 있다고 했는데 - 말 탈 때 불편할까봐 일부러 사진기도 안 가져 갔는데!! - 바가지만 왕창 씌우는 호수밖에 없었다. 뭐,, 보트 타고 한 바퀴 돈 거는 신나기는 했다 ^^;
# 티에먼관(铁门关)
여기는 가이드북에 나온 데도 아니고, 딱히 갈 데는 없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서 기사 아주머니께서 추천해주신 곳이다. 『서유기』에 나오는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양치기와 공주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
그늘 한 점 없이 내리쬐는 태양 아래 한참 동안 계단을 올랐다.
평화롭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 거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뺨으로, 머리카락으로 바람을 느끼며 앉아있다.
그리고 들리는 건 Ray와 친구의 듣기 좋은 노랫소리. 참 좋다. 참..
* 기사 아주머니
참 좋은 사람이다. 이런 건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 하나, 사소한 행동 하나를 통해 그냥 알 수 있다. (예전에 大同에서 만난 기사 아저씨처럼)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고 실갱이 벌이는 게 아니라 부르는 대로 돈을 줘도 전혀 아깝지 않은 그런 사람. 기억에 남는 고마운 사람이다. 그 때 깎아주신 수박 정말 정말 맛있었어요!! ^^
쿠얼러(库尔勒) 18: 00 출발 -> 카스 (다음날 13: 40 도착)
침대버스는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고 재미있었다. ^^ 버스 이동 시간이 하도 길어서 버스 안에서 카드 놀이하고, 수다도 떨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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