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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pal - Trekking/'24 Khopra danda

<코프라단다> 5. 도바토(Dobato) - 시스티방(Chistibang)

by kai.lasa 202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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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코프라단다(Nepal Khopra danda)

 

날짜 2024.04.07.

코스 도바토(Dobato 3,426m) - 물데/물다이 전망대(Mulde/Muldai View point) - 바얄리(Bayali) - 시스티방(Chistibang 2,750m)

 

 

 


 

 

 

오늘은 새벽 5시에 기상해서 5시 반에 롯지 윗쪽에 있는 Mulde View Point에 올라갔다 오기로 했다. 사람들은 4시도 전부터 움직이면서 준비하고 나랑 룸메 언니는 잠은 깼지만 그냥 누워있다 4시 50분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갔다.

5시 20분쯤 출발. 올라가기 전에 옷을 너무 많이 입은 것 같아서 경량 패딩을 벗고 왔는데 쌀랑하고 추웠다. 걸으면 땀 나고 열이 날 줄 알았는데 기분 나쁘게 계속 추워서 이러다 고산증 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장 언니가 내 옷차림 보시고는 "시현이 춥겠는데" 하셔서 K 언니가 패딩 들어간 옷을 벗어주셨다. 입으니까 너무 따뜻했다 ㅠ 언니가 안 벗어주셨으면 정말로 고산증 왔을 수도 있겠다;;

- Mulde view point는 어제 오후에 산책 겸 나갔을 때 멀리에서 본 곳이었다. (입장료 100R)

 

우리가 가는 길마다 따라 보이던 안나푸르나 남봉, 마차푸차레 외 다울라기리, 툭체, 닐기리, 2봉까지 보인다. 일출도 봤고, 해가 뜨면서 형형색색 핑크빛으로 물드는 하늘은 너무도 아름답다. 

 

Tea shop에서 차 한 잔씩 마시고 사진 찍으며 놀다 왔던 길로 내려왔다. 

 

 

 

짐 챙기고 나와서 야외 테이블에서 뷰 보며 아침 식사를 했다. 날씨가 조금 쌀쌀하기는 했지만 산 뷰 보며 먹는 식사는 진짜 최고다!

오늘은 내리막이 많다 해서 무릎 보호대를 했다. 날씨도 좋고, 기분 좋게 걷다 Bayali lodge에 도착했다. 차 한 잔씩 마시며 쉬는데 여기 정말로 너~무 좋았다! 앞에 보이는 산 뷰도 아름답고, 여유롭고 평화로웠다. 나는 밀크티 마시고, 다른 분들은 대장 언니가 가지고 오신 꽃도 드시고 ^^

Bayali lodge

 

수호(반달이)의 일일 포터 체험! 내가 반달이를 이렇게 걸어놓으니까 포터 빠상이랑 적매가 몰려와서는 진짜 포터들이 짐 메는 것처럼 리얼하게 아래 사진처럼 세팅해줬다 ㅎㅎ

 

 

Bayali 이후에 가는 길은 정말 예뻤다! 이제까지 별 감흥이 없던 룸메 언니도 오늘 걸은 길이 제일 예쁘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중간중간 쉬었다 가기는 했는데, 마지막 공터에서 의자 펴고 쉰 이후로는 길이 꽤 힘들었다. 오르막도 꽤 많고 힘들어서 사진 찍을 여유가 없었음;; 이전에 공터에서 쉬기 전에 내리막이 계속돼서 무릎이 아팠던 게 체력을 빼았고 피로를 누적시킨 것 같다. 

마지막에 올라가는 길은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계속 끝이 없었다.. 린지가 앞으로 40분이나 더 가야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힘이 빠지던지 ^^;; 

5분, 10분쯤 남겨두고 적매가 뜨거운 물이랑 컵을 들고 왔는데 우리는 안 쉬고 그냥 갔다. 이때 쉬지 않고 가기를 잘 한 게, 우리가 롯지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먹구름이 끼더니 마구 비가 쏟아졌다. 절묘한 타이밍에 도착했다! 적매가 물 가져다 준 것은 고마웠지만 만약 쉬었다 갔으면 가는 도중에 비를 만났을 거다. 

Chistibang Rockland lodge

 

땀부터 닦고 옷 갈아입고 정리하는데 얼른 점심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에도 비 맞으며 롯지에 들어오는 외국 얘들이 많이 있었다. 이곳에 묵는 얘들도 있고, 비 피해서 점심 식사하는 얘들도 있고.

 

린지와 빠상이 감자 + 야크 치즈를 구워줬다. 점심 먹은 직후라 이미 배가 너무 불렀지만 맥주와 함께 맛나게 먹었음 ^^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피곤하지? 어제 12시 38분, 1시, 2-3시, 4시.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깨서 그런가? 

비가 내리니 숙소에서 보이는 산이 그새 눈으로 덮혔다. 당연한 일인데 신기하다 ㅎ 비가 쏟아지는 소리도 좋고,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로 사람들이 대화 나누는 소리도 좋다. 머리도 감고 싶고, 잠자리도 편치 않은데 조금도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너~무 행복하고 신나냐면 그건 아니다. 그냥 평온하고, 고요하고, 단순해서 좋다. 여기에서의 시간은 먹고, 걷고, 쉬고, 다시 걷고, 먹고, 자는 것밖에 없다. 너무도 단순하고 간단해서 마음이 평화롭다. 나를 괴롭히는 자잘한 문제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나를 얽매는 달콤한 족쇄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 

 

오늘은 황금빛 오솔길에 랄리구라스 꽃의 바다를 본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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