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코프라단다(Nepal Khopra danda)
날짜 2024.04.10.
코스 치트레(Chitre 2,384m) - 풀바리(Phulbari)
오늘도 5시쯤 일어났나? 이제 기상 시간이 거의 정해진 것 같다.
아침으로 늘 먹는 토스트, 계란에 꿀(여기는 석청같은 꿀이다)을 발라 먹고 커피 마시고 여유롭게 준비했다.
마을에 뚫린 길을 따라 걷가 옆길로 새서 가는데 산 안쪽에도 길이 넓직하게 나 있다. 계속해서 길을 내고 있는 모양이다.
흙이 무너져내리는 길도 지나고, 개울물도 지나고 언니들이 2년 전에 오셨을 때는 없었다고 하는 Open sky Resturant & Camping에서 레몬티 마시며 쉬었다. 한가롭고 평화롭고나!!
또 길을 떠났는데 오는 길은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은 코스인 것 같은데 은근히 힘들다. 은근한 오르막을 계속 오른 건가?
모래가 흘러내리는 길을 샤샤샥 걸어가는 중 ^^;
가는 길 내내 랄리구라스가 지천에 깔려있다. 어쩜 이렇게 크고 탐스럽게 예쁠까!
잠시 쉬었다가 가는 그 다음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왜 대장 언니가 아바타 영화 같다고 하셨는 줄 알겠다.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구부러진 나무들과 랄리구라스. 언니들이랑 같이 사진도 찍고 감탄을 하면서 걸어갔다 :)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풀바리 게스트하우스는 마야가 운영하고 있는데 재작년에 히말라야 언니들이 오셨던 곳이다. 그 때 여기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한국 음식을 드시고 감동 받으셨다고!! 마야는 한국에서 5년 정도 있어서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안다.
방에 들어가서 짐 풀고 씻고 내려가서 빨래를 했다. 나는 먼지가 엄청 쌓인 비자랑 남방만~
대장 언니가 빨래하신 것 다같이 빨래줄에 널었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갤루 다이도 빨래하시고 ^^
점심으로 먹은 삶은 야채와 부침개, 달. 이런 식단 너무 좋아~ 점심 먹고 있는데 중국인 트레커들이 왔다. 점심만 먹고 떠나고 내일 우리처럼 모하레로 간다고 한다.
점심 먹고 나서 늘 그렇듯 나를 포함한 나들이팀은 앞산에 올랐다 오기로 했다. 린지에게 물어보니 올라갔다가 왔던 길로 다시 내려오면 된다고 한다. 살랑살랑 몇 걸음씩 올라가다 경치 보고 농담하며 동산을 올랐다. 꽃동산이라더니 여기도 다 꽃밭이다. 게스트하우스와 꽃이 어우러져 가장 예뻤던 곳에 소남이랑 도르지, 빔이 앉아서 + 드러누워서 쉬고 있었다. 만난 김에 같이 사진 한 장!
나들이 다녀오니까 벌써 양을 잡았다. 양 목이 없어..;; 장작불에 굽고 능숙하게 내장부터 요리해서 나왔다.
내장, 네팔식으로 요리한 고기커리, 수육, 양탕까지 천천히 순서대로 나오는 동안 트레킹 내내 도르지가 무럽게 들고 다닌 양주도 함께 나눠마셨다. B 오라버니 덕에 다같이 즐기고 마실 수 있었다.
식사하는 동안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번 트레킹 소감을 이야기했다. 가장 좋았던 건 뭐니뭐니해도 14년만에 네팔에 다시 오게 돼서 좋았고 그리고 언니들, 오라버니들 다 고마웠다. 이것 저것 챙겨주신 것도 고맙고, 원정 트레킹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또 고맙고, 고마운 것 투성이다.
저녁 시간에 스텝들도 다같이 먹으면서 놀았는데 매번 먼저 출발하고 우리 식사 챙겨 주시느라 같이 먹은 적이 없는데 한 테이블에서 같이 먹으니까 참 좋다. 술도 럭시(네팔 술), J 오라버니가 가지고 오신 약술, 맥주, 양주까지 다 마시고 고기 쌈 싸서 서로서로 입에 넣어주고 ㅋㅋ 농담하며 노는데 너~무 웃겨서 진짜 깔깔대고 웃었다.
흥 많은 네팔리들이 '레쌈 삐리리' 노래 부르다가 하나 둘씩 일어나 춤 추는데 역시 어린 직매랑 소남이 제일 잘 춘다. (특히 소남은 리듬감 있게 진짜 잘 춘다! ㅎ) 의외로! 갤루 다이도 춤 잘 추시고 다들 그렇다. 두 세번 춤판이 벌어졌는데 나도 같이 추자고 권하기에 부끄럽지만 ^^; 같이 나가서 춤 추면서 놀았다. ㅋㅋㅋ
예전에 이란에서 누워 있다가도 갑자기 일어나서 춤추던 사람들 생각도 나고, 이제껏 여행 때 함께 놀았던 수많은 현지인들이 생각났다. 이렇게 또 하나 즐겁고 좋은 기억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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