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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쉬케쉬(Rishikesh) 요가 수행으로 유명한 리쉬케쉬. 그런데 정작 리쉬케쉬에서는 요가 한 번 해 볼 생각조차 안 했다. 그 전에 요가를 안 했던 건 아니지만 이 때만 해도 아쉬람에 들어간다거나 요가원에 들어가 수행할 생각보다는 계속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고 싶었다. 리쉬케쉬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인도에 와서 세 번째로 배탈이 났다. 다행히 여러 곳에 발품을 판 덕에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았다. 끙끙 앓다 조금 상태가 괜찮아지면 나가서 걸어다니고, 눈에 띄는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차 한 잔 시켜두고 한참 앉았다 들어오곤 했다. 가끔 피씨방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한테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리쉬케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불렛(Bullet) -로열 인필드(Royal Enfield) 350cc- 바.. 2018. 12. 12.
알모라(Almora) 우타란찰주의 알모라(Almora)는 여행자를 머물게 할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는 곳이 아니다.여정상 지나게 된 알모라는 물이 극심히 부족했다. 동네 개들은 길가에 고인 썩은 물로 목을 축였고, 숙소의 물통에는 늘 물이 없어서 쫄쫄 떨어지는 몇 방울 물로 간신히 씻지 빨래는 꿈도 못 꿨다. 그래서 '알모라 = 물 부족한 데'라는 기억이 남아있는데, 여기에서 잊지 못할 사람을 하나 만났다.내가 묵은 게스트하우스 주인 할아버지는 짠돌이라고 해야 하나? 여행자들 사이에서 그닥 좋은 평가를 받는 분은 아니었다. '어느 게스트하우스 주인' 하고 말하면 살짝 인상 찌푸리면서 '아~ 그 할아버지?'하고 말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나한테는 망고 할아버지인 동시에 사람 간의 관계에서 큰 깨달음을 준 고마운 사람으로 기.. 2018. 12. 12.
그림 일기와 그림 엽서 2009년에 세계 여행 때 디지털 카메라 없이 떠났다. 전자 장비를 최대한 피하고 싶어서 디카, 노트북, 전화기 하나 없이 필름 카메라와 노트만 들고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후회되는 일 중 하나이다. 그 때는 발도장 찍듯 의미 없이 인증샷 찍는 게 싫어서 찍고 싶을 때만 꺼내 찍고, 필름이 부족할 땐 못 찍기도 하고 그랬는데 무조건 많이 찍어둘 걸,, 참 후회가 된다. 그 후에 잠깐 한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갈 때에는 디카와 넷북을 준비해서 나갔다. 한창 찍은 사진이 담긴 외장하드가 떨어져서 고장이 났는데, 복구하려면 20만원이 든다고 했다. 그 때는 20만원이 아까웠고, 없어진 사진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아서 고치지 않았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200만원이 들어도 고쳤어야 하는 건데..ㅠ .. 2018. 12. 8.
[라싸] 그리운 마음의 고향 티벳에 다녀온 사람들은 티벳에 뭐 하나 빠뜨리고 왔다고, 자기 영혼 한 조각을 두고 와서 계속해서 티벳을 그리워하게 된다는 얘기를 하는데 정말로 그렇다. 2007년의 티벳 여행 이후 수많은 곳을 누볐지만 내 마음 한 켠에 늘 자리잡고 있는 건 히말라야, 티벳, 황량한 고원에 대한 그리움이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 울고 싶어지는 황량한 산, 오색창연한 티베트 사원과 기도 깃발, 그리고 신실한 사람들. 언젠가 다시 가야지 하면서도 지금처럼 여행허가증 받고, 가이드 동반하고 통제받으며 가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카일라스는 더 좋은 때로 아끼고 있다. 내 집처럼 편안하고 마냥 좋았던 라싸. 나는 라싸에서 만난 친구와 오목을 두고 있고, 깜짝 놀랄만큼 고사성어를 많이 알고 풍부한 어.. 2018. 12. 6.
바라나시(Varanasi) 바라나시(Varanasi) 인도에 가고 처음으로 바라나시에서 물갈이를 했다. 콜카타를 출발해 바라나시에 도착할 때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다. 배탈 나고, 열 오르고, 정신도 혼미해지고.. 그래서 솔직히 바라나시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골목 안 가게에서 파는 라씨가 맛있었고, 숙소 찾아 들어가는 어두컴컴하고 좁다란 골목길만 컷컷이 기억 난다. 여러 매체를 통해 흔히 접한 대로 갠지스강의 신성함, 화장터, 뿌자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어서 놓친 건지 모르겠지만, 기억 속의 갠지스강은 생명력과 활기, 두 단어로 기억된다. 사람들이 신나게 헤엄치며 노는 생명력 넘치는 강물. 배 속은 부글부글 끓고, 머리 속은 멍한 가운데도 갠지스강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며 참 즐거워보인다고 생각했다. 2018. 12. 6.
뉴욕 '18 201804 New York 학회 때문에 뉴욕에 가게 된 언니가 같이 가자고 했다. 예전에 언니 휴가 때 같이 여행 다니던 생각도 나고, 뉴욕 가면 보스턴에 사는 친구를 만날 수 있으니까 냉큼 가겠다고 했다. 내가 가기 전 주에는 사람들이 나시티 입고 난리도 아니랬는데, 도착한 순간부터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내내 추워 죽는 줄 알았다. >_< 뉴욕커들은 다 겨울 패딩 꺼내서 입고 돌아다니고,,, 다른 건 하나도 안 궁금했지만 뉴욕 현대미술관은 넘넘 가보고 싶었는데, MoMA도 그렇고, The Met도 그렇고, 구겐하임 미술관, 그리고 나는 못 가봤지만 휘트니 미술관, 프릭 컬렉션, 노이에 갤러리 등등.. 유럽도 마찬가지이지만, 세계적인 작품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참 부럽다. 도판 따위.. 2018.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