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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18

바르깔라(varkala)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 그 날 아침만 해도 일출 보면서 신나서 노래부르면서 가다가 차가 별로 없는 일직선의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마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정신이 몽롱했다. 그러다 앞 차가 정지한 건 줄 모르고 들이받았다. (앞 차 브레이크등이 나가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저속으로 가다 부딪혀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쌩쌩 달리다 박았으면 훨씬 더 심하게 다치고 바이크도 남아나지 않았을 것 같다. 어쨌든, 차를 들이받고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서는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괜찮다고 대답하면서 내가 다쳤는지도 몰랐는데 오른쪽 팔이 부러진 것 같다. 오토바이랑 짐은 내팽개치고 릭샤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천만 다행으로 사고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 2019. 2. 1.
이브와 프랑수와즈 인도 바이크 여행에서 만난 프랑스 커플 이브와 프랑수와즈. 똑같이 바이크 여행을 한다는 동질감에 우리는 금세 친해졌다. 길에서 온몸으로 배운 노하우를 주고 받기도 하고, 길은 어떻게 찾냐는 물음에 "해를 보고 찾아요." (스마트폰 지도앱이 없던 시절이었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비싼 오토바이를 타나 (두 사람의 바이크는 혼다였다.) 중고 50만원짜리를 타나 인도에서 바이크 타면 새까맣게 거지꼴이 되는 건 매한가지라 서로의 얼굴을 보며 키득키득 웃기도 했다. 중년의 나이임에도 아이처럼 맑은 표정을 하고 세계를 누비는 두 사람이 참 멋져서 나도 저렇게 나이가 들면 좋겠다 싶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7년인가 지나 이브와 프랑수와즈에게서 메일 한 통이 왔다. 나와 헤어진 .. 2019. 1. 27.
코치(kochi) 바이크 타고 가다 길에서 맞이하는 아침 태양과 저녁 태양은 언제나 옳다. 굳이 해돋이 명소, 석양 명소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을 정도로.kochi(ernakullam), 20100129. 2019. 1. 26.
마이소르(mysore) 어느 도시건 제일 먼저 도착하면 하는 일은 미케닉을 찾는 일이었다. 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움푹 파인 곳을 지났다 베어링이 깨지는 건 늘상 있는 일이었고, 캐리어가 끊어져서 덜덜거리고, 심할 때는 머플러도 떨어져나갔다.번잡한 도시를 뺑뱅 돌며 "불렛 미케닉!"을 외쳐 가까스로 찾으면 서너 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이었다. 그러다보면 진이 다 빠져서 도시 구경할 생각이 저만큼 달아나 얼른 숙소 찾아서 씻고 눕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는데,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아쉬운 순간들이 참 많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다 엄청난 소재였는데 남기지 못한 아쉬움, 더 다가가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걱정은 뒤로 미뤄두고 더 더 신나도 좋았을텐데,,그 때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2019. 1. 20.
힌두교 성지 기억이 가뭇가뭇 흐릿해져 이 곳이 하리드와르였는지 바드리나트(Badrinath)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바드리나트는 힌두교 4대 성지(북쪽에 위치) 중 하나라 하고, 하리드와르는 히말라야 설산에서 녹은 물이 흐르는 도시이다.힌두교 성지에 리쉬케쉬(Rishikesh) 가는 길목에 있던 것을 생각해보면 하디드와르였던 것 같다. 내가 갔을 때는 힌두교 최대의 종교 의식이 열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때였다.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았고 남아있는 방도 없었다. 밤만 묵고 바로 떠날 예정이라 어디든 빈 방을 찾아 들어갔는데, 그 숙소는 내가 묵어본 숙소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안 좋은 숙소였다. 팬 하나 없는 좁은 방에서, 창문을 열어 놓으면 좀 시원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밤새도록 시끌시끌 숙소 밖을 지.. 2018. 12. 27.
리쉬케쉬(Rishikesh) 요가 수행으로 유명한 리쉬케쉬. 그런데 정작 리쉬케쉬에서는 요가 한 번 해 볼 생각조차 안 했다. 그 전에 요가를 안 했던 건 아니지만 이 때만 해도 아쉬람에 들어간다거나 요가원에 들어가 수행할 생각보다는 계속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고 싶었다. 리쉬케쉬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인도에 와서 세 번째로 배탈이 났다. 다행히 여러 곳에 발품을 판 덕에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았다. 끙끙 앓다 조금 상태가 괜찮아지면 나가서 걸어다니고, 눈에 띄는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차 한 잔 시켜두고 한참 앉았다 들어오곤 했다. 가끔 피씨방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한테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리쉬케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불렛(Bullet) -로열 인필드(Royal Enfield) 350cc- 바.. 2018. 12. 12.